구멍난 마운드, 막아야 올라간다…지금 롯데에 필요한 건 ‘선발야구’
부상 반즈, 부진 나균안 이탈
박세웅도 2연속 조기 강판돼
선발투수진 흔들리며 6월 비상
김진욱·이민석 영건 활약 위안
김태형 감독 “선발 싸움 돼야”
“선발투수가 가장 걱정이다.”
지난 주중 한화 이글스와 3연전을 모두 내준 롯데 자이언츠가 안방에서 NC 다이노스와 주말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마치며 한숨을 돌렸다. 5월 한 달 동안 패보다 승을 3개 더 쌓으며 반등 조짐을 보인 롯데지만, 중위권으로 치고 나가기엔 여전히 사정이 녹록지 않다.
롯데는 올 시즌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며 좀처럼 완전체 전력을 못 갖추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선발 마운드의 누수가 뼈아프다. 가장 확실한 카드인 ‘좌승사자’ 찰리 반즈가 지난달 26일 경기 도중 허벅지 부상을 당하며 1군에서 말소된 데 이어 이틀 뒤엔 나균안이 계속된 부진 끝에 2군으로 향했다.
이에 더해 ‘안경에이스’ 박세웅마저 최근 2경기 연속 난조를 보이며 평균자책점이 4.84까지 치솟았다. 3일 현재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4점대 미만의 평균자책점을 유지한 선수는 애런 윌커슨(3.88)이 유일하다.
롯데 김태형 감독은 반등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선발 싸움’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감독은 “나균안과 반즈가 빠진 게 크다”며 “전체적으로 경기를 진행할 때 선발에서 점수를 꽝꽝 내주면 뒤집기가 쉽지 않다. ‘선발 싸움’을 좀 해야 되는데 6월 들어 그 부분이 가장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선발진의 공백 속에서도 영건들의 최근 활약은 반가운 대목이다. 지난달 31일 NC와 시즌 7차전에서 선발 마운드에 오른 좌완 김진욱은 역투를 펼치며 13-5 대승의 디딤돌을 놓았다. 이날 김진욱은 5이닝 3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무려 761일 만에 선발승을 따낸 김진욱은 그동안 약점으로 꼽힌 멘탈 문제도 극복한 모습을 보였다.
이튿날은 롯데가 2-4로 무릎을 꿇었지만 선발 이민석은 합격점을 받았다. 지난달 시즌 첫 선발 등판 때 손톱 이상으로 일찍 강판되며 아쉬움을 삼킨 이민석은 이날 5이닝을 책임지며 거침없는 투구를 선보였다.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 활약에 대해 김태형 감독은 “투구 템포도 좋고 변화구도 괜찮았다. 잘 던졌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발 마운드의 구멍을 잘 메워준 김진욱과 이민석은 당분간 계속 기회를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NC와 시즌 9차전은 박세웅이 조기 강판되며 선발 싸움에서 졌지만, 타선이 폭발하며 또 한 번 대승을 거뒀다. 박세웅은 4와 3분의 2이닝 동안 7피안타 4실점하며 일찌감치 마운드를 불펜에 넘겼다.
2-4로 끌려가던 롯데는 6회말 김민석의 싹쓸이 3타점 적시타와 고승민의 그랜드슬램 등으로 대거 7득점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두 차례 2사 만루 기회를 모두 살리며 모처럼 득점권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7회 손성빈의 스리런포, 8회 김동혁의 1타점 적시타까지 더한 롯데는 13-4로 통쾌한 역전승을 거뒀다.
주말 3연전을 우세 시리즈로 가져간 롯데는 광주로 이동해 4일부터 KIA 타이거즈와 시즌 6~8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롯데는 앞서 지난달 21~23일 선두 KIA와 홈 3연전에서 시즌 첫 싹쓸이 승을 거두며 기세를 올린 바 있다.
한편, 롯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응원가 공모전(‘제2회 드림 오브 그라운드’)을 진행한다. 부산시·부산정보산업진흥원과 함께하는 이번 공모전은 순수창작·AI작곡 부문으로 나눠 다음 달 12일까지 응모작을 받는다. 수상자에게는 상금과 2025시즌 1루 내야상단석 시즌권(1인 2매) 등 부상을 제공한다. 수상작은 7월 22일 발표되며, 구단과 저작권 협약을 거쳐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 홈 경기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