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숙원사업’ 장유여객터미널 개장 또 미룬다
상가 분양률 저조에 시행사 운영난
김해시 “기부채납 요청, 절차 밟아
이르면 9월, 늦어도 연말에는 개장”
노선·운수업체 수수료 문제 풀어야
임시정류장 폐쇄 불만 여론도 난제
개장 연기를 거듭해 온 장유여객터미널이 또 그 시기를 미룬다. 지난달에는 시행사 주관 개장식까지 열렸으나 시민 혼란만 야기한 채 무산됐다. 시는 시행사로부터 터미널을 기부채납 받아 이르면 오는 9월 개장한다는 방침이지만 풀어야 할 난제가 많아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김해시는 지난달 23일 장유여객터미널 건립 사업시행사 ㈜삼호디엔티가 시에 터미널 기부채납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3일 밝혔다. ‘5월 10일 개장’ 플래카드를 내걸고 지난달 9일 개장식을 개최했던 시행사가 열흘 만에 입장을 바꿔 터미널 운영 포기한 셈이다.
장유여객터미널 건립 사업은 ㈜삼호디엔티가 840억 원을 들여 무계동 93번지 일대 1만 656㎡ 땅에 터미널과 복합상가를 짓는 민간 개발사업이다.
㈜삼호디엔티 관계자는 “과거 김해시장이 원하면 터미널을 기부채납 하기로 약속했다. 아마도 시는 우리가 터미널을 자체 운영하기 어렵다고 본 것 같다”며 “임시정류장 폐쇄 문제와 운수업체 수수료 문제 등을 해결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해시는 관련 법 검토를 거쳐 기부채납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와 시행사는 2018년 실시협약을 맺고 이후 두 차례 변경할 때 해당 내용을 기재했다. 적자를 예상하면서도 공익을 위해서는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시 대중교통팀 관계자는 “현재 281개 상가 중 분양된 곳이 10개도 안 되는 것으로 안다. 원활한 운영이 안 된다고 보고 기부채납을 요청했다”며 “터미널은 시가 공영으로 운영하고, 상가는 시행사가 그대로 맡아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터미널은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4584㎡ 규모로 들어섰으며, 이곳에는 승하차장 8면과 계류장 10면이 조성됐다. 복합상가는 지하 2층~지상 5층, 연면적 4만 2179㎡ 규모이다.
시 관계자는 “운영비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터미널 3~4층은 상업시설로 용도 변경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며 “이르면 오는 9월, 늦어도 연말에는 문을 열 수 있을 거라 예상한다. 터미널이 정상 운영되기 전까지는 임시정류장을 계속해서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노선 조정과 운수업체 수수료 부담 문제, 요금 조정, 임시정류장 폐쇄에 따른 인근 주민 불만 해소 등 여전히 풀어야 할 난제는 남아있는 상태다.
시 대중교통팀 관계자는 “각종 문제들을 잘 해결해서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영터미널로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