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북항 품은 동구, 관광특구 지정 나선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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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부산시 신청 목표 준비
다음 달 마스터플랜 용역 예정
관광기금 지원·규제 완화 혜택
‘하버시티’ 브랜드로 도약 꿈꿔

부산 동구청이 동구를 해운대와 용두산·자갈치에 이어 관광특구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크루즈 입항을 활성화하고 원도심 역사성을 살리는 방안 등을 추진해 북항을 포함한 동구를 관광 중심지로 도약시키기 위해서다.

동구청은 2026년 동구 관광특구 지정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선다고 3일 밝혔다. 실질적인 관광특구로 자리 잡기 위해 재개발 중인 북항뿐 아니라 원도심을 포함한 동구 전체로 추진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동구는 국제 관광도시를 표방한 ‘하버시티’ 브랜드를 사용하고, 부산항과 부산역 등을 기점으로 ‘글로벌 허브도시’ 중심지로 성장하려 한다.

관광특구는 외국인 관광객을 늘리기 위해 관광 서비스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지역을 뜻한다. 연간 외국인 방문객 10만 명 이상 등 각종 조건을 충족한 구·군이 추진할 수 있다. 부산에선 구청장·군수가 신청하면 시장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해 지정 여부를 정한다. 관광진흥개발기금 대여와 보조 등 예산 지원이 가능한 데다 일부 규제도 완화된다. 부산은 ‘해운대’와 ‘용두산·자갈치’ 2곳이 관광특구다.

동구는 관광특구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관광업을 활성화하고, 각종 기반 시설을 강화할 예정이다. 북항 1단계 재개발 지역·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부산역·차이나타운 등 ‘초량’ 권역, 조방 앞·이중섭 문화거리 등을 포함한 ‘좌천·범일’ 권역을 주요 축으로 삼으려 한다. 동구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월드엑스포 선정이 불발되고, 북항은 2단계 재개발이 진행 중이라 역사성을 지닌 원도심을 주요 권역에 포함시켰다”고 했다.

동구는 외국인 방문객 수는 관광특구 지정에 충족한다고 본다. 동구청은 지난해 크루즈로 동구에 방문한 숫자가 12월 기준 17만 8600명이었고,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은 지난해 동구 외국인 방문객을 43만 4291명으로 집계했다고 밝혔다.

다만 기반 시설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판단해 다방면으로 개선에 힘쓸 예정이다. 일례로 동구는 관광호텔이 초량동 6곳, 수정동 1곳, 범일동 1곳으로 해운대보다 적다. 동구에 있는 선사가 관광크루즈업에 해당하는 배나 시설을 부산항에서 운영하지 않는 점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동구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동구를 거쳐 가는 외국인 관광객은 많지만, 숙박은 해운대 등으로 몰리는 게 현실”이라며 “호텔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확대하면서도 음식, 문화, 역사 등 동구에 특화된 관광 콘텐츠를 키우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동구에 선사를 둔 크루즈가 부산항을 오가진 않지만, 해외 선사가 해양수산부 장관 승인으로 부산항에 기항하는 크루즈를 운영하고 있다”며 “부산항을 모항으로 삼는 크루즈도 운영할 움직임도 있다”고 설명했다.

동구는 관광특구로 나아가기 위한 행정적 절차에 돌입한다. 관광특구와 관련한 전문가 자문을 받은 뒤 ‘관광마스터플랜 용역’을 다음 달부터 내년 2월까지 맡길 예정이다. 도출된 계획을 검토한 후 내년 5월부터 12월까지는 동구 관광특구 지정 연구 용역에 나선다. 2026년 부산시에 관광특구 지정을 신청하는 게 목표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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