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덕운동장 재개발 주민 반발 확산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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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49층으로 규모 늘어
1인 시위·서명운동 등 진행

부산 서구 구덕운동장 앞에서 지난달 31일 한 주민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독자 제공 부산 서구 구덕운동장 앞에서 지난달 31일 한 주민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독자 제공

부산시가 서부산권 ‘15분 도시’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구덕운동장 복합 재개발 사업’(부산일보 2월 8일 자 2면 보도)에 대한 주민 반발이 커지고 있다. 시가 최근 주민공청회를 열고 기존 계획보다 아파트 건립 규모를 더욱 키우는 방향으로 사업을 구체화하면서 서구 지역 주민들도 반대 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서구 주민들은 지난달 29일부터 구덕운동장 재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대책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도로와 아파트 등지에 구덕운동장 일대 아파트 건립에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과 안내문을 게시했다. 반대 서명운동과 단체 성명서도 발표했다. 주민 중에는 1인 시위에 나선 사람도 나왔다.

1인 시위에 나선 주민대책위원회 임병율 회장은 “시가 분명히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과 의회 의견 등 충분한 여론수렴 절차를 거친다고 밝혔지만, 최근 층수를 높여서 더 많은 아파트를 빽빽하게 짓겠다는 계획을 밝혀 주민들은 배신감마저 느끼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서구청에서 열린 주민공청회에서 시는 구덕운동장 일대 부지에 애초 3개 동 38층 총 530세대 규모였던 아파트 건설 계획을 4개 동 49층 총 850세대로 늘렸다고 밝혔다. 당시 공청회에서는 이에 반발한 주민들이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부산시 미래 유산 지킴이로 활동 중인 교사 김성일 씨는 “시는 거듭 여론조사를 마쳤다는 입장이지만, 실질적으로 주민 의사를 수렴하지 않고 형식적 절차만 거친 채 독단적인 결정을 내리고 있다”며 “수백, 수천 명의 주민들이 왜 이렇게 발 벗고 나서서 반발하는지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오는 7일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혁신지구’ 국가시범지구 공모 신청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때 접수가 되면 공모 선정 결과는 8월 중순께 나올 예정이다. 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전문가와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 등 관련 절차를 법적 기준을 준수해 진행해가고 있으며, 공모사업 역시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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