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만 앞섰나?” 국힘 부산의원, 속도 못 내는 ‘교통정리’
시당위원장 두고 이성권·박수영 각축
22대 국회 ‘알짜 상임위’ 쏠림 현상도
김도읍·이헌승·김희정·정동만·곽규택
2명 안팎 배치될 국토위에 무더기 지원
복지위 간사 두고 백종헌·김미애 경쟁
환노위·과방위 희망자는 아무도 없어
22대 국회 시작과 함께 부산 18석 중 17석을 확보한 부산 국민의힘 의원들 간 ‘교통정리’도 한창이다. 하지만 ‘알짜’ 상임위 쏠림 현상에 시당위원장 추대 또한 지연되며, 의욕에 비해 전열 정비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형국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부산시당 위원장 추대는 오는 21일 내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는 조만간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열리는 데다, 22대 국회 개원과 원 구성이 맞물려 정비를 서둘러달라는 당 방침에 따른 것이다. 현재 차기 부산시당 위원장 선출은 평행선을 걷고 있다. 이성권 의원 추대 분위기 속 박수영 의원이 후보군에 오르면서다.
당초 국민의힘 부산시당 위원장은 앞서 시당위원장을 맡았던 백종헌 의원을 제외하고 재선급 이성권·정동만·박수영·김미애 의원이 거론됐다. 최근 박수영 의원은 “내년도 부산시당 위원장을 하겠다. 그게 안 되면 올해 하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부산 의원들은 조만간 재선 그룹 논의와 중진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1인을 추대하기로 했다. 이 의원의 경우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지내 부산 현안을 줄줄이 꿰고 있는 데다,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과 산업은행법 개정안 등 현안을 챙겨와 적임자로 꼽혔다. 대야 투쟁력 강한 박 의원 역시 관료 출신으로, 시당위원장 자원으로 분류돼 왔다. 일각에서 경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양측은 “경선이 아닌 의원 합의를 통한 추대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22대 부산 의원들의 희망 상임위 배치도 난항이 예상된다. 부산 역시 알짜로 꼽히는 국토교통위원회 희망이 겹쳤다. 4선의 김도읍·이헌승 의원과 3선 김희정 의원, 재선 정동만 의원과 초선 곽규택 의원이 국토위 배치를 희망하고 있다. 이 중 3선으로 상임위원장을 노릴 수 있는 김희정 의원은 다른 상임위 위원장을 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22대 ‘부산 몫’ 상임위원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인 만큼, 전략적인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
상·하반기 국토위 배치를 두고 의원 간 막판 합의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직면한 지역 현안에 이 또한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도읍 의원의 경우 가덕신공항 건설, 도시철도 건설 등 부산의 핵심 개발사업이 강서에 몰려 있어 국토위 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이헌승 의원 역시 지역구 숙원사업인 철도시설 재배치 등 결실을 위해 국토위를 희망하고 있다. 정동만 의원과 곽규택 의원 역시 도시철도 건설과 동서 균형발전, 에어부산 분리매각 등 현안으로 국토위 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토위 정원 수는 30명으로, 부산에서 2명가량의 의원이 배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선 그룹 중에서는 상임위 간사 역할을 두고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백종헌 의원과 김미애 의원은 각각 복지위원회 배치를 희망했다. 백종헌 의원은 지역 핵심 공약인 침례병원 공공병원화를 위해 복지위 활동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김미애 의원은 입양 환경 개선 등 복지 분야에 관심을 가져왔다. 두 의원 모두 여당 간사를 희망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양측 간의 교통정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 교육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정무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은 의원 간 협의로 타협점을 찾았다. 하지만 양보 없는 알짜 상임위 복수 지원에 일부 상임위는 외면받았다. 환경노동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경우 의원 희망 상임위 목록에 없어 ‘빈 상임위’로 남았다. 지난 21대 국회엔 장제원 전 의원이 과방위원장을 맡고 이주환 전 의원이 환노위에서 활동하며 지역 현안에 뒷심을 실은 바 있다.
부산 국민의힘 관계자는 “상임위 배치는 결국 원내지도부의 결정이겠지만, 부산 의원들의 대야 투쟁력과 정무 능력 등을 감안해 의원들이 적재적소에 잘 배치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당위원장도 경선이 아닌 추대 방식으로 조만간 의견이 모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