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산 공연장 시설 운영 체계 재검토 서둘러야”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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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근 부산문화회관 대표

부산오페라하우스·콘서트홀
신설되면 공연 생태계 변화
‘유엔평화예술제’ 만들고 싶어
다기능 문화회관 명칭 고민도

부산문화회관 차재근 대표는 “부산시, 연구진, 관계 기관이 지혜를 모아 공연장 시설 운영 체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제공 부산문화회관 차재근 대표는 “부산시, 연구진, 관계 기관이 지혜를 모아 공연장 시설 운영 체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제공

“우리 지역에 신설되는 부산오페라하우스라든가 부산콘서트홀 등 부산 공연장 시설 운영 체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해요. 지금부터라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으면 대단히 혼란스러울 거로 예측합니다. 거기엔 시립예술단 문제도 포함됩니다. 더 늦기 전에 서둘러야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전제했지만, (재)부산문화회관 차재근(65) 신임 대표이사의 발언이다. 지난 4월 18일 대표이사로 임명돼 한 달 남짓의 시간을 보낸 터라 인터뷰를 요청해 부산문화회관 경영뿐 아니라 부산문화 정책 전반에 대한 견해를 청취했다. 차 신임 대표는 지역문화진흥원 원장,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 서울특별시청년허브 센터장, 경기문화재단 문화예술본부장, 부산문화재단 문예진흥실장을 역임한 ‘문화정책 통’으로 알려져 있다.

운영 체계 전반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차 대표 발언에 대한 부연설명을 요청했다. 그 일을 과연 누가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다. “시에만 맡길 일은 아닙니다. 우리 지역사회의 공연예술 생태계 전반에 몰려올 큰 변화가 될 테니까요. 부산시, 연구진, 관계 기관 모두가 지금이라도 심각하게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차 대표가 시립예술단 부단장(단장은 행정부시장)도 맡고 있는 만큼 그에 대한 질문도 이어 갔다. 2000석 규모의 클래식 음악 전용 공연장인 부산콘서트홀은 올해 준공해 내년 개관 예정이지만, 부산시립교향악단 등 시립예술단의 상주 공간은 전혀 없는 상태이다.

“시립 공연장이라면 당연히 공공성이 확보되는 시립예술단 운영을 전제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건 소프트웨어가 빠진 하드웨어만 갖고 있다는 의미여서 매우 안타깝습니다. 하반기엔 두 공연장(부산오페라하우스·부산콘서트홀) 시설 운영을 총괄할 ‘클래식 부산’ 사업소가 출범하겠지만, 당분간은 부산문화회관이 공연장 정책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부산이 가진 가능성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했다. “부산이 가진 강점은 모자이크 같다는 것입니다. 시민이나 예술가 할 것 없이 자기표현이나 주장이 강한 편이어서 하나의 작품으로 만드는 게 쉽진 않지만, 그게 만들어지면 굉장히 긍정적인 힘을 발휘할 거라서요. 즉, 부산이 가진 정서적인 특징을 우리가 자극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하고 미세한 것들이 가지는 힘, 그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는 전임 대표가 세운 계획을 수행하는 수준이지만, 내년은 실질적인 차 대표의 비전이 들어가는 계획이 실현되는 만큼 구상 중인 프로젝트가 있는지 물었다.

“올해 사업은 예정대로 진행하면서도 최대한 개선할 건 하겠습니다. 내년부터 할 건 올해 7월부터 속도를 내서 준비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중요한 미션 중 하나는 가칭 ‘유엔평화예술제’ 개최입니다. ‘유엔’이라는 콘텐츠는 다른 지역엔 없는 것이고, 그 가치를 넓혀줄 필요가 있으며, 부산문화회관이 자리 잡고 있는 곳과도 무관하지 않아서 재임 중에 원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이 밖에 차 대표는 “재단법인 부산문화회관이 문화회관과 시민회관, 예술단 운영 등 다기능으로 이뤄지는데 문화회관 하나에만 갇혀 있는 듯해 명칭 변경 고민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다시 부산으로 돌아온 게 오랜만인 듯해서 각오와 포부를 물었다. “제가 부산이 아닌 다른 곳에서 한 10년 일했지만 주말이면 늘 오던 곳이었습니다. 저도 젊었을 적엔 굉장히 도전적일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공감하고 설득해 나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나하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 관점들, 일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때로는 설득하고, 때로는 논쟁도 필요할 거고요. 피하지는 않을 겁니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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