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5년 새 대출 자산 10배 급증… 투자은행·기업 금융 집중 효과”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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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헌 KB국민은행 뉴욕 지점장

지난해 말 기준 40억 9000만 달러
코로나19 이후 한국 기업 대거 진출
현지 영업 위해 다양한 기관과 협업

KB국민은행 김익헌 뉴욕 지점장은 “코로나19 이후 한국계 기업이 대거 유입됨에 따라 대출도 덩달아 성장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김익헌 뉴욕 지점장은 “코로나19 이후 한국계 기업이 대거 유입됨에 따라 대출도 덩달아 성장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뉴욕 소재 한국계 주요 은행들과 비교해 현격한 ‘트랙 레코드(Track Record·운영 실적)’를 이어 나가는 중입니다.”

KB국민은행 김익헌 뉴욕 지점장은 현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이처럼 답했다. KB국민은행 뉴욕 지점은 미국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 가운데 최근 몇년 새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이어 나가고 있는 곳 중 하나다. 대출 자산이 불과 5년 새 10배나 급증했다. 리테일 영업은 배제하고 IB(투자은행)와 기업 금융에 초점을 맞추는 ‘집중 전략’과 지점 하나에서 ‘토탈 금융서비스’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

KB금융은 국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 중 유일하게 북미 지역에 법인이 없다. 하지만 뉴욕 지점은 타 은행의 법인을 능가하는 수준의 저력을 갖춘 곳으로 평가된다. 급성장의 배경에 대해 김 지점장은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전행적 협력과 코로나19 이후 한국계 기업의 미국 진출을 꼽았다.

KB국민은행 뉴욕 지점은 1999년 1월 개점했다. 현재 주재원 21명, 현지 직원 35명 등 총 56명이 근무하고 있다. 현지 채용은 주로 한인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현지화 전략을 위해 다양한 채용 형태도 고민하고 있다.

KB국민은행 뉴욕 지점의 대출 자산은 2023년 말 기준 40억 9000만 달러다. 이는 2018년 말(4억 2500만 달러)과 비교해 10배 가까이 급증한 규모다. KB국민은행의 대출 자산은 경쟁 은행인 A사(14억 달러)와 B사(25억 달러) 등과 비교해 월등히 큰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2021년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업에 큰 지장이 있었음에도 한 해 동안 12억 달러 이상 대출 규모를 키우는 저력도 뽐냈다. 김 지점장은 “현지 영업을 위해 다양한 기관과의 만남과 협업을 이어 왔다”며 “코로나19 이후 한국계 기업이 대거 유입됨에 따라 대출도 덩달아 성장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김 지점장 부임 이후 KB국민은행은 미국 뉴욕 존 F.케네디 국제공항 재개발 사업 ‘JFK 뉴 터미널 원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공동 주선 기관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은 MUFG(미쓰비시UFJ은행), SMBC, ING은행 등과 함께 JFK공항 1터미널 재개발 사업의 PF를 주선했는데, 3억 달러(약 3880억 원) 규모의 투자 확약서를 제출한 상태다.

KB국민은행 뉴욕 지점은 IB 대출 중심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IB 대출 자산은 28억 1000만 달러, 기업 대출 자산은 12억 8000만 달러로 각각 68.7%, 31.3%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김 지점장은 “IB의 섹터 커버리지 확대와 자본시장 유닛의 조달 창구 역할 강화 그리고 심사 역량 강화를 통한 유기적인 협업의 결과”라며 “이를 통해 자산의 급속한 성장세를 기록하는 등 좋은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 지역 공략을 위해 뉴욕 지점 중심의 전략을 내세운 것도 주효했다. 과감하게 리테일 영업은 포기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규제 강도가 약하고 수익성은 좋은 IB·기업 대출에 집중한 것이다. KB국민은행은 향후에도 다른 곳에서 지점을 내지 않고 뉴욕 지점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설정한 상태다. 미국 동남부부터 서부, 캐나다 지역까지 뉴욕 지점에서 관리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뉴욕에서 그리고 나아가 미국 내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뱅커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KB금융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북미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한편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을 돕는 은행 본연의 역할에도 더욱 열정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지점장은 “뉴욕에 와서 새로운 삶의 열정을 느끼게 됐다”며 “한국 기업은 물론 현지 기업 영업 등을 위해 노력하고 가시적 성과를 거두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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