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담배 면세점 입찰 2파전
‘경복궁’ 입국장 사업권 차지
가격 인상 등 소비자 피해 우려
최종 낙찰자 다음 달 중순 결정

김해공항 국제선 2층 출국장 내 주류·담배 판매 품목 면세점 운영자 선정을 두고 면세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현재 롯데면세점이 임시로 운영 중인 모습.

면세업계의 ‘알짜’ 사업장으로 꼽히는 김해공항 국제선 출국장 주류·담배 면세점 입찰이 2파전으로 좁혀졌다. 두 업체 중 한 곳은 이미 입국장 면세장을 운영하는 곳이어서 출국장 면세점의 사업권에 따라 특정 업체의 독식이냐 경쟁이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4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김해공항 출국장 면세점 주류·담배(DF2) 운영자 선정 공개경쟁입찰에서 경복궁면세점, 시티면세점 두 곳이 복수 사업자로 선정됐다. 관세청은 이달 중 선정된 두 업체로부터 제안서를 받아 특허 심사를 진행해 두 곳 중 한 곳을 최종 낙찰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최종 낙찰자는 다음 달 중순께 결정될 전망이다.

김해공항 출국장 주류·담배 면세점은 중소·중견면세점 특허 중 핵심 사업장으로 꼽힌다. 연 매출 600억 원이 기대되는 곳인 만큼 중소·중견 면세점 사이에서는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임대 기간은 10년이며, 계약기간 내에 가덕신공항 개항으로 김해공항 국제선 운항이 종료될 경우 임대계약이 종료된다.

업계에서는 특정 업체의 독식 우려도 나오고 있다. 복수 사업자로 선정된 두 곳 중 한 곳이 이미 김해공항 입국장 면세점 2곳도 운영 중이어서 출국장까지 모두 해당 업체로 선정될 경우 한 업체가 주류·담배 판매를 독점한다는 지적이다. 경복궁면세점은 김해공항 입국장에 이어 최근 증축지역 입국장 면세점 운영자로도 선정된 바 있다.

특정 업체가 독식할 경우 소비자의 피해가 따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해공항 입출국장 전체의 주류·담배 판매 가격에 대한 결정권을 쥐게 되는 만큼, 가격 인상 또는 소비자에 대한 할인 혜택 축소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해당 업체가 김해공항 출국장 면세점까지 차지할 경우 지역을 넘어 전국의 중소·중견 면세점 사업장을 독식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소·중견 면세점 업계 한 관계자는 “해당 업체는 이미 중소·중견 면세점 사업의 7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김해공항 출국장까지 확보할 경우 90% 이상 독식하게 된다. 지역 업체뿐 아니라 해당 사업군 자체가 고사하게 될 우려가 있다”면서 “소비자들에게도 다양한 선택권을 줄 수 있는 건전한 경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독식 등의 문제제기에 대해 경복궁면세점 측은 “대구나 무안 공항의 경우에도 입출국장을 한 업체가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공정한 절차에 의해 입찰이 진행 중인 데다, 아직 관세청의 심사가 남은 만큼 이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해당 사업장은 2014년부터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가 운영해왔으나, 지난해 12월 관세청과 관할 김해 세관이 특허를 전격 취소 했다.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가 2019년 특허를 재취득하는 과정에서 지분을 속여 입찰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해당 사업장은 논의 끝에 중소·중견 면세점 특허로만 재입찰 가능한 것으로 결론 지어졌으며, 현재는 새로운 사업자가 결정될 때까지 롯데면세점이 임시 운영 중이다. 글·사진=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