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위원장 못 내는 부산 연제, 민주 불모지 되나
후보자 없어 재공모까지 할 듯
끝내 접수 없으면 ‘사고 지역위’
부산 연제는 전통적인 보수 텃밭으로 분류돼 온 선거구지만 최근 선거에서 이변을 속출하며 더불어민주당 출신 당선인을 잇따라 배출했다. 하지만 이번 지역위원회 재정비 과정에서 인물난을 겪으며 민주당 ‘불모지’로 전락한 모습이다.
4일 야권에 따르면, 민주당 최고위는 5일 회의를 열고 앞서 확정하지 못한 지역위원장 인준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 18개 지역위원회 가운데 유일하게 지원자가 0명이었던 연제의 경우 재공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부산의 ‘중원’인 연제는 1996년 15대 총선에서 지역구가 신설된 이후 2016년 19대 총선까지 내리 보수당의 손을 들어주면서 진보 정당의 험지로 꼽혀왔다. 하지만 민주당이 20대 총선에서 자당 소속 국회의원 중 가장 젊은 김해영 전 의원 배출을 시작으로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이성문 전 구청장까지 당선시키면서 연제를 두고 ‘역동의 지역구’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번 22대 총선에서 군소정당인 진보당 후보에 밀려 본선에 후보를 내지 못했고 이번 지역위원장 공모에서는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특히 불과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민주당 부산시당이 있었던 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연제 지역위원장 인력난은 부산 민주당에 더욱 뼈아프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부산 민주당이 지역 정치인 양성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정치인을 발굴하고 키워내는 역할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수도권 여론과 동조화되고 있는 부산에서조차 지역위원장을 내지 못한다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부산 야권에서는 재공모에도 연제 지역위원장 지원자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사고 지역위원회 상태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문제는 이 같은 지역위원장 공백 상황이 언제 끝날지 예측조차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지역 야권에서는 2년 뒤 지방선거나 4년 뒤 총선에서 또다시 야권 단일화 이슈가 불거질 수밖에 없는데 지금 상태라면 또다시 자당 후보를 내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한편, 민주당 최고위는 이날 회의에서 당초 판단을 보류했던 금정, 해운대을 인선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