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중방사소음 측정 기술 '월드클래스'
글로벌 선급 KIOST 기술 인증
수중소음, 해양생물 위협 요소
규제 대상 모든 선박으로 강화
해양생태계 교란의 주범으로 꼽히는 수중방사소음을 측정하는 국내 기술이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수중방사소음은 선박 항해 시 엔진 추진을 통해 발생하는 바닷속 소음을 의미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프랑스 선급협회로부터 국내 최초로 수중방사소음 측정기관 인증을 받았다고 5일 밝혔다. 이는 2021년 노르웨이 선급협회, 2022년 미국 선급협회에 이어 글로벌 선급으로부터 수중방사소음 측정 기술을 인정받은 세 번째 사례다. 프랑스 선급협회는 150여 개국에 580여 지점을 보유한 세계적인 선박 검사기관이다.
KIOST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수중방사소음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2014년부터 수중방사소음 측정·분석 장비를 도입했다. 현재 국내 주요 항만에서 수중방사소음을 관측할 수 있는 ‘테스트 베드(시험대)’ 구축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해상 운송량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수중방사소음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선박이 커지고 빨라지면서 소음이 더 커져, 고래와 같은 해양 생물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해양 포유류의 번식률을 낮추고, 선박과 고래 간 충돌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IMO는 2014년 상선을 대상으로 수중방사소음 규제 지침을 논의하기 시작했으며, 지난해부터 규제 대상을 모든 선박으로 확대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선급협회도 수중방사소음의 측정·분석 방법을 표준화하고 자체적으로 관련 규칙을 개발했다. 현재 각 선급협회의 기준을 하나의 단일 기준으로 통합하려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조선소들도 이런 움직임에 발맞춰 수중방사소음 저감 정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KIOST는 이번 프랑스 선급협회 인증에 이어 유럽에서 영향력이 큰 영국 로이드 선급협회의 인증을 받기 위한 절차에 들어간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되는 대형 선박의 수중방사소음 측정이 KIOST를 통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