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한국씨티은행, BIFC 63층서 3년 더 영업한다
부산시, 심사 후 무상임대 결정
‘디 스페이스’ 입주기업 첫 연장
사무실 10곳 중 3곳 활용 그쳐
금융 생태계 조성 기여도 미비
“경쟁력 강화 해외기업 유치를”
부산 남구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가장 먼저 입주한 외국계 금융 기관인 한국씨티은행이 3년 더 부산에서 영업을 이어간다. 부산시가 야심차게 조성한 외국계 기업 공간인 ‘디 스페이스’의 첫 계약 연장이다. 계약 연장으로 디 스페이스가 2027년까지 명맥을 이어가게 됐다. 하지만 지역에 외국계 금융 기관이 3곳 밖에 없는 상황에서 외국계 금융기관의 역할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6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연장심사를 거쳐 다음 달 28일 계약만료 예정이었던 한국씨티은행 부산사무소와 입주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시는 사업성과, 부산금융산업 기여도, 기업 성장성 등을 평가해 씨티은행의 입주 연장을 승인했다.
씨티은행은 BIFC 입주기관인 예탁결제원의 자산수탁 업무를 맡고 있다. 2021년 BIFC에 해외 자산 수탁 서비스 전문 사무소를 개설해 예탁결제원과 협업하고 있다.
씨티은행이 있는 BIFC 63층 디 스페이스에는 씨티은행을 포함해 미국계 기업인 라이나원, 영국계 유아이비손해보험중개가 입주해 있다. 디 스페이스는 외국계 은행이나 보험사, 핀테크 전문 기업 등이 부산에 둥지를 틀게 해 지역의 금융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꾸며진 공간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이 2019년 12월 63층 전체를 매입하면서 전용면적 1568㎡(약 474평) 가운데 521㎡(약 158평)를 부산시에 25년간 무상으로 빌려줬다.
시는 이곳에 디 스페이스를 만들고 총 10개 외국계 금융기관이 들어올 수 있게 10곳의 사무공간을 마련했다. 현재 사무실 10곳 중 3개만 사용되고 있다.
씨티은행이 3년 더 영업을 하지만 지역 금융 생태계 조성에 씨티은행이 역할을 했는지를 두고는 의문부호가 달린다. 씨티은행은 직원이 3명이고 라이나원, 유아이비손해보험중개 모두 직원이 2~3명에 불과하다. 이들 기업 모두 한국 본사는 서울에 두고 부산에는 직원을 파견한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입주 기업들이 투자 결정 등 가시적 성과를 보여오지 않았다는 점도 향후 입주 기업 체계 운영에 변화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에 힘을 더한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기업을 유치하는 데 치중하기 보다는 금융중심지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명확한 방향성을 통해 기업 유치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근 부산에 유일하게 해외 본사를 두었던 일본 야마구치 은행이 영업 38년 만에 철수를 결정했고 이렇다 할 외국계 기업 BIFC 입점 소식은 2022년 이후 들리지 않고 있다. 부경대 이유태 경영학부 교수는 “단기간 성과보다는 내실화에 방점을 찍고 부산시가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 금융블록체인담당관실 관계자는 “외국계 금융기관과 국제기구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연말 정도에 유의미한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산업 전반에 파급효과가 있고 발전 가능성, 글로벌 경쟁력을 두루 고려해 추가 기업 유치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