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증손자까지 돌보는 영숙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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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가 10대 때 출산한 정훈이
엄마 손길 한창 필요한 여섯 살
주 3회 투석 신부전 환자지만
가족 생각하면 쓰러질 수 없어

영숙(가명·69) 할머니는 몇 해 전부터 이유 없이 몸이 처지고 정신을 잃는 경우가 생겨 원인을 찾기 위해 입원하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청천벽력 같은 말기 신부전 진단을 받았고 지난해 말에 신장 장애인으로 등록됐습니다.

앞으로 평생 주 3회 투석을 받아야 하는 영숙 할머니는 올해 2번이나 쓰러졌고, 그로 인해 급하게 혈관 확장술을 2회 받아야 했습니다. 이때 발생한 병원비는 이제 목돈이 돼 갚을 길조차 막막하고 병원에 갈 때마다 몸과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사업 실패와 채무로 힘들어하는 큰아들에게 더 이상 손을 벌리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할머니에게 말 못 할 걱정은 병원비뿐만 아닙니다.

젊은 시절 할머니는 남편과 사별하고 아들 둘을 키워 독립시켰습니다. 연락이 잘되지 않던 작은아들이 어느 날 어린 딸을 데리고 와 할머니에게 잠시 키워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 후 작은아들과는 다시 연락이 끊어졌고 간혹 전해 듣는 상황은 여전히 좋지 못했습니다. 손녀는 건강하고 밝게 자랐지만 사춘기가 되면서 말이 없어지고 부쩍 살이 찌기 시작하였습니다.

할머니는 먹고살기 바쁜 일상에서 그런 변화를 무심코 넘겼고 15살 손녀가 혼자 집에서 출산하게 되었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었습니다.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심장이 떨리고 눈물만 난다”고 말하는 할머니는 당시의 복잡한 사정으로 갓 태어난 증손자를 보육시설에 보낼 것을 권유받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할머니와 미성년 미혼모가 된 손녀는 어린 생명을 차마 놓지 못했고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함께 생활하기로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할머니와 손녀, 증손자는 한 가족이 되어 함께 생활하게 됐습니다. 손녀는 성인이 되자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증손자는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판매직으로 취직한 손녀는 아직 미숙한 사회초년생이라 명의도용으로 큰 빚이 생기기도 했지만 “내가 더 열심히 일해서 정훈(가명·6)이 방이 있는 좋은 집을 마련해 보겠다”고 씩씩하게 말합니다.

할머니는 물가에 내놓은 아이 같은 손녀가 걱정되기도 하고, 더 이상 건강에 자신이 없어져 손녀에게 멀리 있는 직장은 그만두고 함께 지내자고 제안했습니다. 이후 할머니는 기초생활수급 생계급여 및 의료급여 가구원 추가 신청을 했고, 새 보금자리 마련을 위해 LH전세임대를 신청했지만 선정이 되어도 어려운 형편에 정말 이사를 할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영숙 할머니는 오늘도 두꺼운 바늘을 혈관에 꽂고 4시간 꼬박 신장 투석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투석을 받는 날은 녹초가 돼 먹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누워 있어야만 합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정훈이를 보며 마음을 다잡습니다. 아직도 엄마의 손길이 더 필요한 정훈이와 세상 물정 어두운 손녀를 위해 할머니는 다시 힘을 내려 합니다.

여러분의 작은 관심과 손길이 모이면 힘겨운 고비를 이겨낼 수 있습니다. 영숙 할머니 가족이 다시 힘을 낼 수 있도록 많은 도움 부탁합니다.

△사상구 모라3동 행정복지센터 황미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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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달 24일 자 미정 씨

지난달 24일 자 ‘자폐아들과 살 집 절실한 미정 씨’ 사연에 후원자 80명이 366만 1694원을, BNK부산은행 공감클릭을 통해 205만 7000원을 모아주셨습니다. 미정 씨는 “걱정해 주는 따뜻한 관심에 감동했다며 많은 분의 응원을 가슴 속 깊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후원금은 미정 씨 가족의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보증금으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미정 씨 가족이 건강한 우리의 이웃으로 함께할 날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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