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위상 높인다” 한국선급, 대형조선소와 협력 박차
KR, 삼성중공업·한화오션과 협약
암모니아 추진·디지털 시스템 검증
한국선급(KR)이 국내 대형조선소들과 차세대 선박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을 확대한다.
KR은 지난 5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포시도니아 2024’에서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150K급 초대형 암모니아 선박에 대해 ‘개념 승인’하고, 암모니아 추진 93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분)급 컨테이너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개념 승인은 선박 설계의 적합성과 타당성을 검증하는 단계다. 이를 통과하면 선박 상용화를 위한 기술적 발판이 마련됐다는 뜻이다.
개념 승인을 받은 초대형 암모니아 선박은 두 회사가 공동 개발한 것으로, 대량의 암모니아를 운송하는 동시에 이를 추진 연료로 사용해 탄소 배출을 하지 않도록 설계됐다. 삼성중공업은 연료 공급, 환기·가스 감시 시스템 등의 개념 설계와 대형 탱크 배치 등 기본 설계를 했다. KR은 암모니아 연료 시스템의 안전성을 검증하고 탱크 배치의 적합성 등을 확인했다.
KR은 암모니아 추진 9300TEU급 컨테이너선 개발에도 협력한다. 삼성중공업은 연료 적용을 위한 주요 시스템 배치를 설계하고, KR은 국내외 규정 등을 검토해 설계 적합성을 검증한다. 삼성중공업 장해기 부사장은 “이번 개념 승인으로 초대형 암모니아 선박의 신속한 상용화가 가능해졌으며, 이를 기반으로 컨테이너 운반선 개발에도 협력해 차세대 선박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KR은 이날 한화오션과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최적 항로 분석, 연료 절감 효과 확인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한화오션은 해운업계의 디지털 혁신을 위해 ‘스마트 내비게이션 솔루션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실시간 기상, 선박 운항 등의 데이터를 수집한 뒤 AI 기반 분석으로 최적의 항로를 제안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연료 소비와 탄소 배출을 줄일 것으로 기대한다.
KR은 이번 업무협약으로 스마트 내비게이션 솔루션 시스템의 연료 절감 효과를 비롯해 시스템 설치 운영의 전반적인 사항을 검증할 예정이다. 이후 개념 승인 증서를 수여할 방침이다. 한화오션 이중혁 팀장은 “KR과의 공동 연구로 경제적 운항 기술이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되며, 공신력 있는 기관의 인증으로 향상된 디지털 솔루션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R 연규진 상무는 “암모니아 연료 추진 관련 기술은 물론이고 탈탄소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기술 지원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