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가스 개발’ 국회 예산 확보부터 난항 예고
1개 시추 최소 1000억 원 예상
의혹 제기 야당 협조 ‘가시밭길’
정부가 동해 포항 앞바다 석유·가스 개발사업에 대해 오는 12월부터 시추를 진행한다고 밝힌 가운데, 당장 국회의 예산 협조부터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한 비용을 내년 예산안에 반영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회의 동의와 협조를 순조롭게 얻을지 미지수다.
9일 정부는 내년 상반기 내 1개의 유망구조 시추를 염두에 두고 최소 1000억 원을 내년 예산안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추공 숫자는 시간과 작업 결과 등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지만, 일단 1개의 시추공부터 뚫어본 뒤 추후 계획이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우선 내년에는 정부가 석유공사에 출자를 해 사업비의 50%가량을 충당한다는 구상이다. 남은 50%는 석유공사에 대한 정부 융자 형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상임위를 조속히 가동해 의혹이 있는 부분을 샅샅이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산자위에 내정된 민주당 국회의원 15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액트지오 선정의 적절성, 입찰 과정, 사업성 평가결과 자료, 국내외 자문단 명단 등 핵심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원이 의원은 “이번 사업은 총 5000억 원이 들어갈지 1조 원 이상이 들어갈지도 모르는 상황으로, 국회 동의 없는 예산 집행은 절대 불가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일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은 “이 프로젝트의 유망성은 상당히 높다. 이제는 시추할 때”라고 말했다. 하지만 액트지오의 자격 문제와 호주 업체 탐사 철수 등으로 인해 신뢰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액트지오가 변변한 사무실과 직원도 없는 매우 작은 회사인데다 지난해 2월 석유공사와 계약 당시 법인 영업세를 체납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호주 석유업체 우드사이드의 철수도 논란거리다.
그러나 석유공사는 “우드사이드는 BHP와의 합병 과정에서 해외 사업에 대한 재조정을 했고 정밀하고 깊이 있는 자료 해석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브레우 고문의 전문성에 대해서는 큰 이견은 없다. 그는 세계 최대 석유업체 엑슨모빌의 탐사팀 리더 중 한 명이었으며 남미 가이아나 유전 발견에 많은 역할을 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