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오물 풍선 추가 살포에 ‘대북 확성기’ 맞불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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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일 대남 풍선 330개 날려
정부, 확성기 방송 재개 결정
음주 회식 1사단장 직무 배제

정부가 9일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 재개에 대응해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결정했다. 이날 경기도 파주시 접경 지역에 대북 방송 확성기 관련 시설물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9일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 재개에 대응해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결정했다. 이날 경기도 파주시 접경 지역에 대북 방송 확성기 관련 시설물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주말인 8일과 9일 대남 오물 풍선 330여 개를 추가 살포해 정부가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9일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시작으로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합동참모본부는 9일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이 8∼9일간 식별돼 우리 군은 유관 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조치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오늘 오전 10시까지 북한 측은 330여 개의 오물 풍선을 띄운 것으로 식별됐고, 현재 공중에서 식별되고 있는 것은 없다”며 “현재까지 우리 지역에 낙하된 것은 80여 개”라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바다에 다수 떨어졌고 북한 지역에 낙하한 것도 있을 것“이라며 ”상당수가 목표 지역으로 가지 못해 북한의 오물 풍선은 효과적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국내 민간 단체의 대북 전단 배포를 빌미로 지난달 28∼29일과 이달 1∼2일, 두 차례에 걸쳐 대남 오물 풍선을 날렸고 약 1000개가 남측에서 식별됐다. 이후 국내 민간 단체들이 지난 6∼7일 대형 풍선에 대북 전단을 달아 북한으로 보내자 또다시 대남 오물 풍선을 살포한 것이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9일 오전 장호진 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이날부터 대북 확성기를 설치하고 방송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대통령실이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하기 위해 NSC를 가동한 것은 지난 2일 이후 7일 만이다.

대통령실은 “우리 국민의 불안과 사회의 혼란을 야기하려는 어떤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가 취하는 조치들은 북한 정권에는 감내하기 힘들지라도, 북한의 군과 주민들에게는 빛과 희망의 소식을 전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은 지난 4일 9·19 군사합의의 효력이 정지된 이후 고정식·이동식 확성기 모두 언제든 재가동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한편 대남 오물 풍선 살포 군 당국 대응과 관련, 육군 제1사단장이 직무 배제 조처되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육군에 따르면 1사단장은 북한이 대남 오물 풍선을 내려보냈던 지난 1일 저녁 참모들과 음주 회식을 하느라 작전 지휘 현장에 있지 않았다.

상급 부대인 지상작전사령부는 이에 대한 제보를 접수하고 감찰을 진행하면서 우선 1사단장을 직무에서 배제했으며, 향후 감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사 조처 및 징계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육군이 밝혔다. 육군은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전방 부대의 중요 지휘관이 주요 직위자들과 음주 회식을 갖는 것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지휘관의 가장 중요한 책무인 군사대비태세 유지를 소홀히 한 것”이라며 “즉각 조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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