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운 수산물, 잡은 수산물 추월했다
유엔 ‘세계 어업 양식 보고서’
양식 51%로 자연산 첫 추월
한국, 자연산 어획량 2배 많아
전 세계 양식 수산물 생산량이 처음으로 자연산 어획량을 넘어섰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자연산 어획량이 많지만, 갈수록 양식 생산량과의 차이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발간한 ‘2024 세계 어업과 양식 보고서’에서 2022년 세계 수산물(해조류를 제외한 수생 동물 기준) 총생산량이 1억 8549만t이라고 밝혔다.
이 중 양식 수산물 생산량은 9440만t으로 전체의 51%를 차지해 자연산 어획량(9230만t)을 웃돌았다. 사람이 섭취하는 수산물로 한정하면 양식이 전체의 57%에 달했다.
양식 수산물 생산량이 가장 많은 곳은 중국(5300만t)이었으며, 2위인 인도(1000만t)보다 5배 이상 많았다. 우리나라 양식 생산량은 57만 8000t으로 전 세계에서 15번째로 많았다. 자연산 어획량은 124만 7000t으로 양식 생산량의 2배에 달했다.
그러나 FAO는 우리나라의 경우 향후 10년 동안 양식 생산량 증가율이 자연산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2032년 양식 생산량 전망치는 61만 5000t으로 2022년보다 6.4%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자연산 어획량의 증가율은 4.3%로 124만 7000t에서 130만t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FAO는 꾸준히 늘어나는 수산물 수요를 맞추기 위해 양식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아프리카 등 저소득 국가에서는 양식업이 충분히 개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양식업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선진국의 정책적 지원이나 기술 지원,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저소득 국가에서 수산물 수출은 국가 경제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2022년 전 세계 수산물 무역 거래액은 1950억 달러(약 268조 6125억 원)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 19% 증가했다.
저소득·중소득 국가의 경우 수산물 순수출액이 450억 달러(약 61조 9875억 원)에 달해 다른 농산물 수출을 모두 합친 것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수산물 소비량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2년 전 세계 수산물 소비량은 약 1억 6500만t으로, 1961년 이후 세계 인구 증가율의 두 배에 가까운 속도로 증가해 왔다.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량은 1961년 9.1kg에서 2022년 20.7kg으로 늘었다.
FAO는 보고서를 통해 “수산물은 고품질 단백질, 오메가-3 지방산, 미네랄을 제공하는 등 전 세계 식량 안보에 기여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국제 사회의 협력을 통해 수산물 생산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