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사고 통보 매뉴얼 어겨”
원장 “운영위 통해 충분히 소명”

부산 기장군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기장군의 한 어린이집에서 3세 여아가 머리에 부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했다. 학부모는 부상 직후 어린이집이 사고의 정확한 경위를 설명해주지 않아 병원 치료가 늦어졌다며 사고 은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3월 기장군의 한 어린이집에서 야외활동을 다녀오던 중 A(3) 양은 어린이집 입구에서 뒤로 넘어져 머리를 세게 부딪혔다. 학부모는 A 양을 손을 잡고 있던 교사가 대열을 정리하던 중 A 양의 손을 갑작스럽게 놓치는 바람에 A 양이 뒤로 넘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고로 A 양은 두통과 구토 증세를 보였다. 사고 당일, A 양의 부모가 아이의 머리 혹을 보고 교사에게 사고 여부를 묻자 교사는 “벽에 살짝 부딪혔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A 양이 두통을 호소해 찾아간 병원에서 A 양은 뇌진탕을 진단받았다. 현재 A 양은 증세가 완화됐지만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는 의사 소견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 양의 부모는 주민 커뮤니티 등을 통해 목격자를 찾아 아이가 뒤로 넘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 양 부모 측은 교사가 거짓말로 사고를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 양 어머니 B 씨는 “사고 이후 교사가 ‘벽에 살짝 부딪혔다’고 하더니 병원 진단을 받고 나자 ‘손을 잡은 채로 넘어졌다’고 여러 차례 말을 바꿨다”면서 “교사가 정확한 사고 경위를 말해주지 않은 탓에 병원 치료가 늦어져 자칫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B 씨는 “함께 있던 교사 4명 누구도 당시 상황에 대해 말해주지 않더라”면서 “목격자들은 ‘쿵’ 소리가 나는 큰 사고였다고 하는데, 목격자 증언을 듣지 못했으면 부모가 모르고 지나갔을 사고였다. 부모에게 아이의 사고를 통보하는 기본적인 안전사고 매뉴얼을 어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장 C 씨는 "연차가 낮은 교사라 당황해 벽에 부딪혔다고 말했을 뿐 고의적으로 한 일은 절대 아니다"며 "학부모에게 사과도 하고 어린이집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학부모에게도 해당 사고에 대해 충분히 소명한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교사는 사고 이후 퇴사해 어린이집에는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