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 논란’에도 감독 교체 강행 부산시설공단…손 놓은 부산시 ‘점입가경’
공단, 오는 8월 신임 감독 채용 완료 방침
현 강재원 감독엔 이달 21일 훈련까지만
최근 5년 우승·준우승 성적에도 부진 타령
관리·감독 주체 부산시 “잘 정리돼야” 원론
속보=지난해 전국체전 3위 기록에도 실적 부진을 핑계로 강재원 여자핸드볼팀 감독의 계약 해지를 통보해 논란이 된 부산시설공단(부산일보 6월 3일 자 2면 보도)이 오는 8월 예정대로 신임 지도자 선출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파장이 인다. 여기다 이번 사태 해결의 키를 쥔 부산시도 “원만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어 ‘점입가경’이다.
13일 부산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조상진(남1) 의원이 부산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부산시설공단은 계획대로 현 강 감독의 계약을 오는 30일 종료, 8월에 신임 지도자 선출을 완료한다는 방침을 부산시에 전달했다. 부산시설공단은 강 감독에게 오는 21일까지만 선수단 훈련에 참여해달라는 의사를 전달했다. 세부 일정을 살펴보면 7월 중 공개 채용 모집 공고를 내고, 감독 부재 기간에는 신창호 코치 감독대행체제로 팀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부산시설공단은 강 감독 계약 만료를 7개월여 남은 지난달 30일 이성림 이사장의 직인이 찍힌 계약 해지 통지서를 일방적으로 전달했다.
공단은 성적 부진과 감독의 장기 재직(10년)으로 선수단 쇄신 및 재정비 필요를 이유로 내세웠다. 하지만 부산시설공단 여자 핸드볼팀 최근 5년의 성적을 보면 이들의 주장과는 괴리가 있다. 시설공단팀은 SK핸드볼 코리아리그에서 △2019-2020년 준우승 △2020-2021년 우승 △2021-2022년 4위 △2022-2023년 준우승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국체육대회에서는 동메달을 받기도 했다.
이에 부산시설공단의 무리한 감독 교체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성림 이사장 취임 이후 부산시설공단에서 선수단 운용에 지나친 간섭과 통제를 펼쳐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 의원은 “핸드볼팀은 지난해 9월 이성림 이사장이 취임 이후 지난 1월 전지훈련에서 부산시설공단으로부터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 감독 교체를 위한 명분 없는 행위들이 곳곳에서 확인된다”며 “오히려 구단주인 이사장의 무리한 선수단 운용 개입이 선수들의 사기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부산시설공단을 관리· 감독하는 부산시가 이번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 부산시는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조 의원의 질의에 “문제가 커지지 않도록 잘 정리돼야 한다”는 기본적인 수준의 답변을 내놨다. 올해 연말 계약 종료인 강 감독에게 남은 기간 연봉을 모두 지급하는 문제로 추가 경비 소요 등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지만 부산시가 사실상 손 놓고 있는 것이다. 부산 체육계 관계자는 “부산에 연고를 두고 있는 여자 핸드볼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열망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니냐”며 “부산시는 이번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