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제시안 나오자 교섭장서 퇴장…‘파업 카드’ 만지는 현대차노조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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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성과금 350%+1450만 원 제시
품질 향상 격려금 100%·주식 20주도
노조 “기대에 못 미쳐” 교섭 결렬 선언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 신청
올해 파업 돌입시 6년만…무파업 제동

현대자동차 노사 대표가 2024년 임금협약 교섭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노사 대표가 2024년 임금협약 교섭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국내 단일 사업장 노조로선 최대 규모인 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임금협약 교섭이 여의치 않자, 파업 준비 절차에 들어갔다. 회사가 제시한 협상안이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이하 현대차노조)는 13일 울산공장에서 열린 8차 임금협약 교섭에서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회사는 이날 노조에 기본급 10만 1000원 인상을 비롯해 경영성과금 350%+1450만 원, 글로벌 누적 판매 1억 대 달성 기념 품질향상격려금 100%와 주식 20주 지급을 제시했다.

또 사회공헌기금 연 60억 원과 별도로, 올해 제시된 성과금 중 직원 1인당 1만 원을 출연하고, 회사는 출연 금액과 동일한 금액을 추가로 출연하는 ‘노사 공동 기금’ 조성을 제안했다.

매달 급여에서 1000원 단위 이하 금액을 기부하는 ‘급여 우수리’ 제도를 추진해 소외계층 출산, 양육에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는 방안도 교섭 테이블에 올렸다.

부품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해 그룹사 차원의 1000억 원 규모 지원 펀드, 부품사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위한 연 50억 원 출연, 미래 경쟁력 강화 교육 프로그램 지원 등 상생 방안도 제안했다.

노조는 회사 제시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해 교섭장에서 퇴장했다.

노조는 이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을 신청, 다음 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파업 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노사 입장 차이가 크다고 보고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조합원 투표에서 찬성표가 전체 조합원 절반을 넘으면 파업권을 확보한다. 노조는 임금협약 교섭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회사 측 압박용으로 ‘파업 카드’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앞서 기본급 15만 90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상여금 900% 인상, 금요일 4시간 근무제 도입, 연령별 국민연금 수급과 연계한 정년 연장(최장 64세) 등을 회사에 요구했다.

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하면 6년 만이다.

노조는 코로나19 대유행, 일본의 백색 국가(화이트 리스트·수출 우대국) 제외 조치에 따른 한일 경제 갈등 등을 고려해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파업 없이 교섭을 마무리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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