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연구팀, 운동 실험 결과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은 하루 중 저녁 시간에 중·고강도 운동을 하는 것이 혈당 수치를 낮추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그라나다대 조나탄 루이스 교수팀은 최근 미국비만학회(TOS) 학술지 ‘비만(Obesity)’에서 과체중·비만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운동 효과 실험 결과 저녁 시간대 운동이 혈당 조절에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포도당 항상성 향상은 운동의 양뿐만 아니라 시간대와도 관련이 있고,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있는 사람에게 운동요법을 처방할 때는 운동 시간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중·고강도 운동이 인슐린 저항성 발병 위험이 큰 비만·과체중 성인의 포도당 항상성을 높이는 데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지만, 혈당 조절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운동 시간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고 보고 이번 연구를 설계했다.

연구에서는 스페인 그라나다와 팜플로나에 거주하는 체질량지수(BMI) 32.9kg/㎡의 과체중·비만 성인 186명(평균 연령 46세, 남녀 절반씩)을 대상으로 14일 동안 손목 착용형 장치로 신체활동과 포도당 변화를 측정했다.

참가자들은 하루 전체 중·고강도 운동량 가운데 50% 이상을 오전에 수행한 아침 그룹과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한 오후 그룹,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한 저녁 그룹으로 분류됐다.

각 그룹의 운동 시간대와 혈당 변화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저녁에 중·고강도 운동의 50% 이상을 하면 이 시간대에 중·고강도 운동을 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낮과 밤, 일일 혈당 수치가 모두 유의미하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녁 그룹은 비활동적 그룹에 비해 일일 혈당 수치가 1.26mg/dL 낮았고, 주간 혈당 수치는 1.10mg/dL, 야간 혈당 수치는 2.16mg/dL 낮았다. 이런 연관성은 혈당 조절 장애가 있는 참가자에게 더 강하게 나타났으며, 남성과 여성 모두 비슷한 연관성 유형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저녁에 더 많은 중·고강도 운동을 하는 것이 과체중과 비만, 대사장애가 있고, 앉아서 생활하는 성인의 포도당 항상성 개선에 좋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루이스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정밀 운동 처방 분야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며 “이러한 결과가 노인이나 당뇨병 환자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