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무더위에 온열질환자 138% 급증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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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까지 26일간 198명 발생
물 자주 마시고 야외활동 자제

폭염이 계속된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이 계속된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 붙볕더위가 이어지면서 올여름 온열질환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보건당국이 주의를 당부했다.

17일 질병관리청이 운영하는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감시를 시작한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신고된 누적 온열질환자는 19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3명보다 138.6% 증가했다.

이 중 온열질환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사망자는 2명으로, 모두 강원도 지역에서 발생했다. 지난달 23일 군부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던 중 쓰러진 뒤 이틀 만에 사망한 훈련병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온열질환자 중에서는 50대가 32명(18.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가 29명(16.5%), 40대가 24명(13.6%), 70대가 22명(12.5%) 순이었다. 65세 이상 질환자는 모두 54명으로 전체의 30.7%를 차지했다.

장소별로 보면 실외 작업장에서 발생한 사례가 45건으로 전체 발생의 25.6%였다. 논밭 36건(20.5%), 운동장(공원) 22건(12.5%), 길가 20건(11.4%) 등 전체의 89.2%가 실외에서 발생했다.

발생 시간대별로 살펴보면 오후 1~2시(25명·14.2%), 오후 3~4시(23명·13.1%), 오전 10~11시(21명·11.9%), 오후 2~3시(20명·11.4%) 순으로 나타났다.

질환별로 보면 열탈진이 80명(45.5%)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고, 다음으로는 열사병이 52명(29.5%)으로 많았다. 그 밖에 열경련(24명·13.6%), 열실신(18명·10.2%) 등이 보고됐다.

앞서 기상청은 올해 6~8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80%로, 올여름은 평년보다 더울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번 주에도 최고 체감온도가 30도 내외로 올라 무더운 곳이 많을 것으로 예보돼 야외 활동을 할 때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온열질환은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두통, 어지러움, 근육 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 증상을 보인다. 방치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으며, 종류로는 열사병과 열탈진 등이 대표적이다.

온열질환을 피하려면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규칙적으로 물을 자주 마시고 △양산, 모자 등으로 햇볕을 차단하거나 헐렁하고 밝은 색의 가벼운 옷을 입는 등 시원한 상태를 유지하며 △더운 시간대에는 야외활동이나 운동 등을 자제하고 휴식해야 한다.

폭염일 때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 초기 온열질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음주는 체온을 상승시키며 카페인이 많은 커피나 탄산음료는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과하게 마시면 안 된다.

특히 심혈관질환, 당뇨병, 뇌졸중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더위로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무더위에는 활동 강도를 평소보다 낮추는 것이 좋다. 어린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를 자동차나 집에 혼자 남겨두면 안 된다.

온열질환자가 발생하면 환자를 즉시 시원한 장소로 옮기고 물수건, 물, 얼음 등으로 몸을 닦거나 부채나 선풍기 등으로 체온을 내린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의료기관을 방문한다. 의식이 없는 경우 119에 신고해야 한다. 질식 위험이 있으므로 음료수를 억지로 먹이면 안 된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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