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래턱 안 맞아 씹고 말하기 불편할 때 선택”
악교정 수술
주걱턱·무턱·돌출입·안면비대칭 등
턱 위치와 크기 비정상적일 때 고려
턱 기능 개선이 목적, 미용 효과는 덤
출혈·호흡 곤란 등 합병증 관리 중요
감각 저하는 6개월 후 대부분 회복
당직·마취 전문의 응급 대응 필요
턱은 얼굴 인상을 좌우한다. 턱이 과하게 튀어나오거나 비대칭이 심하면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릴 수 있다. 더 중요하게는 음식물을 씹거나 발음할 때의 어려움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기도 한다.
흔히 ‘양악 수술’이라고 하는 치과 치료의 정확한 명칭은 ‘악교정 수술’이다. 위턱과 아래턱을 이동시켜 턱뼈나 치아의 불규칙성을 교정하는 치료다. 씹기, 말하기, 호흡 등의 턱 기능 개선을 목적으로 개발된 수술이지만 덤으로 외모 개선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어떤 경우에 필요한가
위아래턱의 맞물리는 상태가 맞지 않는 부정교합이 심할 경우에 악교정 수술을 고려한다. 구체적으로는 주걱턱(아래턱(하악)이 나오거나 위턱(상악)이 들어간 경우), 돌출입(위아래턱이 모두 나온 경우), 무턱(아래턱이 들어간 경우), 안면비대칭(턱이 옆으로 틀어진 경우) 등이 해당될 수 있다.
수술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악교정 수술은 상악과 하악을 동시에 수술하는 경우가 많다. 위아래턱을 모두 수술할 경우 턱뼈를 모두 잘라내야 하는 큰 수술이다. 수술에 따른 부작용과 위험도가 적지 않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부정교합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악교정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치아 배열에만 문제가 있을 때는 교정 치료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그러나 위턱과 아래턱의 위치나 크기가 비정상적인 경우, 즉 골격적 문제가 발생한 경우에는 악교정 수술이 필요하다. 부산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이재열 교수는 “부정교합의 심각도와 수술에 따른 부작용 가능성, 수술로 얻는 이득 등을 잘 따져보고 악교정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최적의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악교정 수술로 미용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경우가 많지만 기능적인 측면이 우선이다. 부정교합 때문에 음식물을 자르고 씹는 저작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고 발음에 이상이 있을 때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살면서 크게 불편이 없다면 굳이 수술을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다만 얼굴의 비대칭이 심해 부정적으로 작용할 정도라면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수술 전후 과정은
악교정 수술의 경우 수술 전에 교정 치료부터 먼저 시작한다. 환자 상태에 따라 이 과정이 생략될 수 있다. 수술하기에 적절한 교합 상태가 되면 교정과 의사와 상의해 수술 일정을 잡는다. 수술 전에 외래를 방문해 치아 모형 제작을 위해 엑스레이와 CT 촬영을 포함한 준비 과정을 거친다. 턱뼈 재건과 교합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3D 시뮬레이션 기법이 활용되기도 한다. 3D 시뮬레이션에서는 실제 수술에 앞서 가상 수술 결과를 예측해 볼 수 있다.
수술은 전신마취하에 안전하게 진행된다. 전신마취 과정에서는 철저한 모니터링과 관리가 이뤄지며, 마취과 교수가 상주해 환자 상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한다. 얼굴에 흉터가 생기지 않도록 입 안쪽 잇몸을 절개해 위턱뼈와 아래턱뼈를 노출시킨다. 이후 위턱과 이래턱을 절단하고 계획된 위치로 이동시킨다. 절단된 뼈는 금속 플레이트로 고정시킨다. 이 과정에서 안면윤곽술과 광대성형술을 추가할 수 있다. 악교정 수술과는 별개로 얼굴 외형 윤곽을 다듬어주거나 튀어나온 광대뼈를 집어넣는 수술이다. 마지막으로 수술을 시작할 때 절개했던 잇몸을 봉합하면 모든 과정이 마무리된다.
수술 후 입원 기간은 1주일 이내다. 특히 수술 후 첫 하루 동안은 의료진이 환자를 지속적으로 살피면서 세심하게 돌봐줘야 한다. 이재열 교수는 “첫 하루 동안에는 출혈, 부종, 호흡 곤란 등의 합병증을 잘 관찰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통증 관리를 위해 환자가 직접 통증을 조절할 수 있는 장비(PCA)를 사용한다. 수술 후 이틀째에는 교합장치를 착용하고 치아를 완전히 고정시킨다. 이후에는 고무줄을 사용해 점차적으로 입을 벌리는 연습을 통해 새로운 교합에 적응하도록 한다.
환자는 회복 기간 초기에는 연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수술 후 약 한 달부터는 일상적인 식사와 활동이 가능하다. 수술 후 한 달이 지나면 다시 교정 치료를 시도해 정밀한 치아 이동을 통한 최적의 교합을 완성한다.
■안전한 수술을 위한 준비와 관리
악교정 수술은 턱 전체를 잘라서 움직이는 수술이기 때문에 기능적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턱과 입술 부위의 감각 저하는 악교정 수술 후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부작용 중의 하나다. 신경 손상에 의해 감각 저하가 오는 것이다.
이재열 교수는 “엑스레이와 CT상에서 아래턱 하치조 신경의 위치는 확인할 수 있지만, 나머지 보이지 않는 말초 신경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경험 많고 검증된 의사에게 치료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감각 저하는 신경이 완전히 절단된 것이 아닐 경우 6개월 정도 지나면 대부분 회복된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 출혈, 감염, 기도 폐쇄 등의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학병원에서 경험 많은 의사들이 수술을 진행하면 이러한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히 대학병원에는 24시간 당직 의사가 상주하는 입원 병실과 수술실에 상주하는 마취과 교수가 있어 응급 상황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또 수술 후 교합 관리는 재발을 방지하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수술 후에도 교합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환자의 장기적인 수술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