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이미지를 산다… ‘핫플’ 떠오른 MOCA 뮤지엄숍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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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포장지 친환경 소재 제작
리뉴얼 후 매출 11배나 증가
숍 내 프로젝트 전시도 큰 인기
명소 입소문에 타지 방문객 ↑

친환경소재로 만든 부산현대미술관 기념티를 입은 가족.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친환경소재로 만든 부산현대미술관 기념티를 입은 가족.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부산현대미술관의 위치는 특별하다. 철새 도래지 을숙도와 낙동강 하구를 낀 생태보호지구안에 자리 잡았다. 천연의 자연이 함께 한 생태 미술관이다. 불편한 점도 있다. 생태보호지구 안에 있어 작은 공사조차 허락을 받아야 한다. 아무래도 도심에서 떨어져 있다는 점에서 관객 유치가 쉽지 않은 편이다. 부산현대미술관은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가리기 위해 고민했고 이제 결실을 맺고 있다. 최근 내외부 리모델링 공사와 CI작업을 끝내고 세계적인 생태미술관을 향하는 첫 발걸음을 성공적으로 디딘 듯하다.

먼저 미술관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디자인 로고가 변신을 끝냈다. 공모에 당선된 디자이너들과 오랜 시간 협의하며 글자로도, 문양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십여 종의 변형 로고까지 완성했다. 이 로고는 현재 다양한 기념품과 만나 방문객 인기 상품으로 등극했다.

1층 미술관 카페테리아의 의자와 탁자, 인테리어 자재까지 모두 야외 설치 작품을 재활용해서 만들었다. 27톤의 플라스틱으로 대형 새 작품을 만들었고 그 작품이 다시 가구로 탄생한 것이다. 부산현대미술관의 독특한 탁자와 의자는 SNS를 통해 소문이 났고 이 가구는 어디서 살 수 있냐는 문의까지 받고 있다. 작품을 재활용했다는 답에 미술관이 재활용 탁자, 의자를 만들어 판매해달라는 요청까지 이어져 관계자들이 난감해할 정도가 됐다.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부산현대미술관 야외 조각. 이 조각을 분해해 현재 카페테리아 의자와 탁자로 사용하고 있다.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부산현대미술관 야외 조각. 이 조각을 분해해 현재 카페테리아 의자와 탁자로 사용하고 있다.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새 조각을 분해해 의자와 탁자, 인테리어로 활용하는 부산현대미술관 카페테리아.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새 조각을 분해해 의자와 탁자, 인테리어로 활용하는 부산현대미술관 카페테리아.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새 조각을 분해해 의자와 탁자, 인테리어로 활용하는 부산현대미술관 카페테리아.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새 조각을 분해해 의자와 탁자, 인테리어로 활용하는 부산현대미술관 카페테리아.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사실 이번 미술관 리모델링에서 가장 많은 공을 들인 곳은 뮤지엄숍이다. 부산현대미술관 강승완 관장은 “미술관은 모든 시설이 전시와 연결되어야 한다. 단순히 기념품을 파는 상점 혹은 차를 파는 카페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전시했던 작품을 재활용해서 카페테리아를 꾸몄고 뮤지엄숍은 또 하나의 전시 공간이자 현재 전시 중인 작품과 연계된 상품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뉴욕 현대미술관은 미술관만큼이나 뮤지언숍의 상품들이 유명하다. 뮤지엄숍을 구경하기 위해 뉴욕 현대미술관을 가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뉴욕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첫선을 보인 부산현대미술관 뮤지엄숍의 출발은 성공적이다. 생태미술관을 표방한 만큼 모든 상품과 포장지까지 친환경, 재활용 상품들로만 구성했다. 미술관 직원들이 손품, 발품을 팔아 전국의 친환경 업체들을 찾아다녔고 업체 대표들과 토론을 하며 미술관 정체성에 맞는 상품을 준비했다. 포장지와 비닐까지 철저하게 친환경 소재로 만들었다.

뮤지엄숍에선 ‘쿵’이라는 제목의 프로젝트 전시도 열고 있다. 도장의 역사부터 작가가 작품처럼 만든 도장, 관람객 미션북까지 전시와 체험활동이 연계돼 재미있는 놀이로 인식돼 반응이 굉장히 좋다. 주말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 체험을 하기 위해선 기다려야 할 정도가 됐다.

무엇보다 친환경 상품으로만 구성한 뮤지엄숍은 리모델링 전보다 무려 11배가 넘는 매출을 기록 중이다. 그야말로 대박이 난 것. 부산의 ‘핫플’로 소문나며 부울경뿐만 아니라 서울 수도권 고객들도 일부러 뮤지엄숍을 찾고 있다.


부산현대미술관 뮤지엄숍 전경.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부산현대미술관 뮤지엄숍 전경.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부산현대미술관 뮤지엄숍 전경.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부산현대미술관 뮤지엄숍 전경.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부산현대미술관 뮤지엄숍 친환경 상품들.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부산현대미술관 뮤지엄숍 친환경 상품들.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미술관 로고 키링.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미술관 로고 키링.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미술관 안내지를 접어 뮤지언숍 봉투로 활용하고 있다. 직원들이 일일히 손으로 접었다.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미술관 안내지를 접어 뮤지언숍 봉투로 활용하고 있다. 직원들이 일일히 손으로 접었다.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생태미술관이라는 이름에 맞게 미술관의 팸플렛과 안내지까지도 모두 수거해 재활용하고 있다. 뮤지엄숍의 상품 봉투는 미술관 팸플렛과 안내지를 접어서 직접 만들었다. 현대미술관 직원이 아이디어를 직접 냈고 자율적으로 참여하라고 했지만 모두 열성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쉬는 시간이면 자연스럽게 손으로 모아둔 재활용 안내지로 봉투를 접는 것이 일상이 됐다. 친환경 미술관에 맞는 활동을 하자는 의견에 따라 정기적으로 미술관 주변에서 줍깅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부산현대미술관 친환경의류를 입고 촬영행사에 참가한 관람객들.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부산현대미술관 친환경의류를 입고 촬영행사에 참가한 관람객들.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부산현대미술관 친환경의류를 입고 촬영행사에 참가한 관람객들.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부산현대미술관 친환경의류를 입고 촬영행사에 참가한 관람객들.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페플라스틱으로 열쇠고리를 만드는 체험 활동.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페플라스틱으로 열쇠고리를 만드는 체험 활동.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을숙도 줍깅활동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 미술관 직원들.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을숙도 줍깅활동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 미술관 직원들.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직원들이 팜프렛을 직접 접어 봉투로 만든 후 줍깅에 사용한다.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직원들이 팜프렛을 직접 접어 봉투로 만든 후 줍깅에 사용한다.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이외에도 미술관은 가능한 많은 이들이 재미있게 친환경 실천을 경험하도록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친환경 소재로 만든 기념 티를 입은 고객에게 무료로 패션 사진을 촬영해 주거나 친환경 열쇠고리 함께 만들기도 했다.

부산현대미술관 강 관장은 “일시적인 활동을 넘어 지속 가능한 생태미술관을 유지하려고 한다. 앞으로 부산현대미술관의 전시 교육 체험 휴식에는 환경 생태 기후 이슈가 늘 들어가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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