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제재 비웃은 푸틴-김정은 평양 퍼레이드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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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김일성 광장 환영식서 사치품인 벤츠 차량 보란 듯이 타고 이동
푸틴 러시아제 최고급 리무진 ‘아우루스’ 김정은에 두 번째 선물


지난 1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환영하는 의식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지난 1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환영하는 의식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국빈 방문 공식 환영식에서 북러 정상이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사치품에 해당는 고가 차량을 보란듯이 이용하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무색하게 했다.

20일 외신 등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전날 정오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 차량를 타고 이동했다. 두 정상은 차량 지붕을 열고 선 채로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기도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는 사치품에 해당하는 고가 차량은 물론 모든 운송수단의 직간접적인 대북 공급·판매·이전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최근 수년 간 제재 대상인 고급 수입 차량을 들여와 공식 석상에 버젓이 타고 다니는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

영국 BBC는 환영식에 제재 대상인 벤츠 차량이 등장했다면서, 수입 경로와 관련해 미국의 비영리 연구단체인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가 2019년 발표한 추적 보고서 내용을 함께 전했다. C4ADS는 당시 보고서에서 방탄 전용차로 보이는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2대가 4개월 동안 네덜란드, 중국, 일본, 한국, 러시아 등 5개국을 거쳐 평양에 도착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벤츠 측은 이날 환영식에 나타난 자사 차량과 관련해 북한 측과 거래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벤츠는 BBC 측에 북한과는 전혀 거래하지 않으며 국제사회의 모든 대북 제재를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제삼자에 의한 차량 판매, 특히 중고 차량의 판매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양 정상은 전날 포괄적 전략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에 서명한 뒤 건물 밖 정원으로 이동할 때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지난 2월에 이어 두 번째로 선물한 러시아제 최고급 리무진 ‘아우루스’를 번갈아 가며 운전했다. 김 위원장에게 아우루스를 선물한 것 역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위반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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