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해양도시 부산이 사라진다… 우리의 선택은?
최홍배 한국해양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지구온난화로 인해 봄철에 대설이 내리는 이상 기후 현상이 발생하고, 급격한 기후 변화는 태풍과 폭우와 같은 자연 재난을 일으켜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해수면 상승과 빈번한 태풍, 폭풍, 해일로 인해 부산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는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기후위기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다. 경제적, 사회적 측면에서도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대한민국의 경제 중심지 중 하나인 부산이 침수된다면 물류와 교통에 막대한 지장이 생기고, 이는 국가 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집과 생계를 잃고 난민이 될 수 있다. 2003년 태풍 매미로 인해 부산 지역에서는 약 130명이 사망하고 약 4조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2020년 초량 지하차도 침수 사건과 2022년 태풍 힌남노 등은 기후위기의 현실을 직접 체감하게 만든 사건이었다.
부산뿐만 아니라 인천, 여수 등 다른 해안 도시들도 기후위기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2019년 태풍 링링으로 인천에서는 수많은 가구가 정전되고, 해안가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세계적으로도 미국 뉴욕은 2012년 허리케인 샌디로 인해 지하철이 침수되고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으며,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침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방파제와 수문을 강화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인 문제이며, 이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하다.
해안 침수 방지를 위한 인프라 재설계는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필요하다.
첫째, 해안 방파제와 수문 등 물리적 방어 시설을 강화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예산 확보와 정치적 의지가 중요하다. 정부는 장기적인 예산 계획을 수립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예산 확보를 위해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 특별 기금을 조성하고, 국제 기구와 협력하여 지원금을 유치할 수 있다. 또한, 민간 부문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정부는 민간 기업과의 공공-민간 파트너십(PPP)을 통해 방파제와 수문 건설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다.
둘째, 도시 내 배수 시스템을 개선하여 강우량 증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기술적 문제뿐 아니라 시민들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으로, 정기적인 점검과 유지보수가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처럼 스마트 배수 시스템을 도입하여 실시간으로 배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해안가 저지대 지역의 재개발을 통해 인구 밀집 지역을 안전한 곳으로 이전시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필수적인 조치이다. 일본의 도쿄는 해안가 저지대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재개발을 통해 안전한 주거 지역을 조성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를 참고하여 부산도 장기적인 도시 재개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도시 재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재개발 지역 주민들에게는 이주 지원금을 제공하여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넷째, 자연친화적인 해안선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자연재해에 대한 회복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방안이다. 이는 해안선을 따라 자연 생태계를 복원하고, 맹그로브 숲과 같은 자연 방벽을 조성하여 태풍과 해일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는 해안선 복원을 통해 해안 침수를 방지하고 있다. 부산도 이러한 자연친화적인 방안을 도입하여 해안선 복원을 추진할 수 있다.
결국, “부산이 사라진다”는 경고는 단순한 예언이 아니다. 이는 지금 우리가 마주한 현실을 경고하는 비상 신호이다. 기후위기의 파도 앞에서 정부, 기업, 시민이 하나 되어 대응해야 한다.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우리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가 감당해야 할 재앙은 더욱 클 것이다. 부산의 미래, 나아가 한반도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적극적으로 기후 행동에 나서야 한다. 우리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부산을, 그리고 우리의 소중한 미래를 지켜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