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뚝이’ 양희영, 생애 첫 LPGA 메이저 우승…파리올림픽 간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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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최종합계 7언더파, 2위권 3타차
34세에 메이저 제패 ‘통산 6승’
16번째 대회서 한국 선수 첫 승
랭킹 상승, 올림픽 출전 확실시
고진영 공동 2위·유해란도 톱10

양희영이 24일 KPMG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양희영이 24일 KPMG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양희영이 24일 KPMG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동료 선수들로부터 샴페인 세례를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양희영이 24일 KPMG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동료 선수들로부터 샴페인 세례를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에서 한국 선수들이 시즌 16번째 대회 만에 기다리던 첫 승을 신고했다. 우승 가뭄을 해소한 주인공은 만 34세의 ‘오뚝이’ 양희영이었다. 양희영은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과 함께 통산 6승째를 올리며 사실상 파리올림픽 출전권까지 거머쥐는 겹경사를 누렸다.

양희영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서매미시의 사할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마지막 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친 양희영은 2위 그룹을 3타차로 따돌리고 챔피언에 올랐다.

만 34세의 양희영이 LPGA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08년 LPGA투어에 데뷔한 양희영은 그동안 2012·2015년 US여자오픈에서 거둔 두 차례 준우승이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이었다. 지난해엔 셰브론 챔피언과 AIG 여자오픈에서 공동 4위에 오르는 등 데뷔 이후 모두 21차례나 메이저대회 ‘톱10’에 올랐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지난해 11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이후 7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린 양희영은 LPGA투어 통산 6승째를 올렸다. 우승 상금 156만 달러를 거머쥐며 올 시즌 상금랭킹도 92위에서 3위로 수직 상승했다.

양희영은 이번 우승으로 파리올림픽 출전도 사실상 확정지었다. 25일 발표하는 여자골프 주간 세계랭킹에서 현재 25위인 양희영은 15위 이내 진입이 확실시된다.

파리올림픽 여자골프 출전권은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확정되는데, 15위 안에 들면 국가당 4명까지 나갈 수 있다. 이에 따라 양희영은 현재 세계랭킹 7위 고진영, 12위 김효주와 함께 올림픽 무대에 설 것으로 보인다.

양희영은 올 시즌 개막 이후 15개 대회 동안 이어졌던 한국 선수들의 ‘우승 갈증’도 풀었다. 1998년 박세리가 시즌 14번째 대회에서 우승한 뒤 한국 선수들은 1999년 19번째, 2000년 16번째 대회에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올해 한국 선수들은 2000년 이후 24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긴 우승 가뭄을 보냈다. 우승이 확정된 뒤 양희영은 “늘 메이저 우승을 갈망했다. 은퇴하기 전에 꼭 메이저 우승을 하고 싶었는데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오뚝이 같은 반전을 자주 보인 양희영은 올해 역시 초반 부진을 딛고 이날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화려하게 날아 올랐다. 양희영은 올 시즌 개막전에서 공동 22위를 기록한 이후 단 한 차례도 톱10에 들지 못했고, 다섯 차례나 컷 오프될 정도로 부진했다. US여자오픈과 마이어 클래식 등 최근 2차례 대회도 컷 탈락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양희영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양희영은 앨리 유잉(미국)과 함께 이번 대회에서 유이하게 1~4라운드 동안 한 번도 오버파를 기록하지 않았다.

이날 2위권에 2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양희영은 초반 2위 그룹에 1타차로 쫓겼지만 8번홀에서 경쟁자 야마시타와 하틀리지가 더블보기로 자멸하며 5타까지 격차를 벌렸다. 11번홀(파5)과 13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았고, 3타차 여유를 안고 들어선 마지막 18번홀(파5)을 파로 마무리하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한편, 고진영은 18번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이날 1언더파 71타를 기록해, 양희영에 3타 뒤진 공동 2위(4언더파 284타)에 올랐다. 고진영과 함께 1타를 줄인 세계랭킹 2위 릴리아 부(미국), 1타를 잃은 야마시타도 공동 2위에 자리했다.

전날 공동 14위로 처졌던 유해란도 1타를 줄여 공동 9위(1언더파 287타)에 올라,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 3명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2타를 줄인 김효주와 이븐파를 적어낸 최혜진은 나란히 공동 16위(1오버파 289타)로 대회를 마쳤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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