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 다했다” 김주형, PGA 세계 1위 셰플러와 연장 접전 ‘준우승’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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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18번홀 극적인 버디로 동타
연장전서 보기, 트로피 내줘
셰플러, 벌써 시즌 6승 질주
‘7월 이전’ 62년 만의 기록

김주형(왼쪽)이 24일 PGA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에 그친 뒤 우승을 차지한 스코티 셰플러 악수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김주형(왼쪽)이 24일 PGA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에 그친 뒤 우승을 차지한 스코티 셰플러 악수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코티 셰플러(미국) 24일 PGA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스코티 셰플러(미국) 24일 PGA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AP연합뉴스

한국 남자골프의 ‘젊은 피’ 김주형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연장 접전 끝에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달까지 부진했던 김주형은 올 시즌 최고 성적을 거두며 남은 시즌 전망을 밝혔다.


김주형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TPC 리버하일랜즈(파70)에서 열린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1~4라운드 합계 22언더파 258타를 친 김주형은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극적으로 동타를 이뤘지만 연장에서 패하며 최종 2위에 만족해야 했다.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전에서 김주형은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리며 보기를 기록해 아쉽게 우승컵을 내줬다. 김주형은 앞선 1~3라운드에서 62타, 65타, 65타로 사흘 내내 선두를 달리며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노렸지만 마지막 라운드에서 뒷심이 부족했다.

석패였지만 시즌 최고 성적을 거둔 김주형은 올해 전망을 밝혔다. 이번 준우승으로 상금 216만 달러도 거머쥐었다.

김주형은 올 시즌 개막 후 15개 대회에서 단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하며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지난 3일 캐나다오픈에서 공동 4위를 기록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고, 이번 대회에서는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쳤다. 지난해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오픈 우승 이후 투어 통산 4승 도전이었다.

김주형은 이날 셰플러, 악샤이 바티아(미국)와 챔피언 조에서 최종 라운드를 진행했다. 초반 셰플러와 잰더 쇼플리(미국)에게 공동 선두를 내준 김주형은 6번홀(파5)에서 이날 첫 번째 버디를 잡으며 단독 선두를 탈환했지만, 경쟁자들의 추격에 다시 흔들렸다. 8번홀에서 1m짜리 파 퍼트를 놓쳐 공동 3위로 내려앉은 김주형은 10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으며 다시 공동 선두로 복귀했다.

경기 후반은 셰플러가 달아나면 김주형이 쫓아가는 양상이 이어졌다. 셰플러가 14번홀(파4)과 15번홀(파4) 연속 버디로 단독 선두를 달리자, 김주형도 15번홀 버디로 1타 차로 추격했다.

김주형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기후 위기 시위자들 때문에 경기가 중단되는 해프닝 속에서도 집중력을 발휘하며 버디를 기록해,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쓰는 듯했던 김주형은 연장전에서 아이언샷 실수를 범하며 결국 우승컵을 눈앞에서 놓쳤다. 3라운드까지 김주형에게 1타 뒤진 공동 2위였던 셰플러는 이날 버디만 5개를 몰아치며 역전 우승을 일궜다.

이날 우승으로 셰플러는 1983년 이후 비제이 싱(피지), 타이거 우즈(미국), 닉 프라이스(짐바브웨)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시즌 6승 고지를 밟았다. 우즈가 시즌 6승 이상을 6차례 달성했기 때문에 횟수로는 9번째 기록이다. 특히 7월 이전에 시즌 6승에 성공한 건 1962년 아놀드 파머 이후 셰플러가 최초다.

우승 상금 360만 달러(약 50억 원)를 거머쥔 셰플러는 올 시즌 상금 총액을 2769만여 달러로 늘리며, 단일 시즌 최다상금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셰플러는 “정말 멋진 시즌이다. 운이 좋게도 우승을 할 수 있어 정말 즐겁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세계 1위를 상대로 분패한 김주형은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최선을 다했다. 연장전까지 간 것은 좋았고, 오늘 결과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남은 시즌 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김주형은 경기 내내 셰플러와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이에 대해 김주형은 “(셰플러와) 연습 라운드도 여러 번 같이 해서 친한 사이다”며 “그가 여러 가지를 친절하게 가르쳐주기도 하고, 오늘도 경기 후에 좋은 이야기를 해줘서 그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2002년생 김주형과 1996년생 셰플러는 여러 공통분모가 있다. 6월 21일 같은 날짜에 태어났고, 같은 교회를 다닌다. 나이키 후원을 받는 것도 공통점이다.

한편, 임성재는 이날 버디 5개 보기 1개로 4타를 줄여 톰 호기(미국)와 공동 3위(20언더파 260타)에 올랐고, 김시우는 공동 31위(10언더파 270타)로 대회를 마쳤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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