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6명, 인명 피해 늘 수도
소방당국 “사망 20명 넘을 것”
희생자 중 외국인 노동자 다수
“배터리 셀서 폭발적 연소” 증언

24일 경기도 화성시 일차전지 제조업체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시신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화성시의 일차전지 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불이 나 수십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소방 당국은 사망자 규모가 2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숨진 근로자들은 대부분 처음 불이 난 공장 2층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1분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소재 아리셀 공장 3동에서 불이 났다. 이날 오후 5시 30분 기준 공식적으로 파악된 인명피해는 사망 16명, 중상 2명, 경상 5명이지만 아직 연락이 닿지 않는 실종자가 6명 더 있어 인명피해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당시 3동에서 일한 근무자는 총 67명으로, 화재 당시 1층에서 15명이, 2층에서 52명이 각각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건물 내에서 발견된 이들은 소사체로 발견됐다. 시신은 공장 3동 2층 곳곳에 있었으며 한 곳이 아니라 여러 곳에 흩어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불은 다른 건물로 옮겨붙진 않았으나 3동 내부에서 근무 중이던 직원들이 많아 인명 피해가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불이 난 공장 2층에서 외부로의 탈출이 용이하지 않냐는 질문에 지상으로 통하는 계단이 있는데, 그쪽으로 탈출하지 못한 것 같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시설이 제대로 설치됐는지, 정상 작동했는지 여부에 관해서는 조사 중이라고만 답했다.

불이 난 아리셀 공장 3동에서는 리튬 배터리 완제품을 검수하고, 포장 작업 등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작업 중 배터리 셀 1개에서 폭발적으로 연소가 일어났다는 게 화재 목격자의 진술이다.

초기 인명피해 규모는 사망 1명, 중상 2명, 경상 4명이었다. 화재 직후 60대 남성 근로자 1명이 전신화상 및 심정지로 인해 사망했다. 이밖에 2명은 전신 화상 등 중상을, 또 다른 2명은 2~3m 높이에서 뛰어내리다가 경상을 각각 입었다.

이후 실종자가 23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추가 인명피해 우려가 나왔고, 실제 건물 내에서 시신이 잇따라 수습되고 있다. 숨진 이들은 대부분 연락이 두절돼 ‘실종자’로 알려졌던 근로자 23명에 포함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종자 국적은 외국 국적 20명, 한국 2명, 미확인 1명이다. 소방 당국에서는 사망자 규모가 2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수색이 완전히 끝나지 않아 정확한 인명피해 규모는 추후 달라질 수 있다.

아리셀 공장은 일반철골 구조의 11개 건물로 이뤄졌다. 공장 건물은 전곡해양산업단지 북동쪽 부지 내에 다닥다닥 붙어 있다. 11개 동 가운데 2, 4, 5, 6, 7동 건물은 2017년 10월에 건축됐고, 이날 불이 난 3동을 포함해 1, 8, 9, 10동은 2018년 4월에 건립됐다. 기계실인 11동 일부는 2020년 7월 증축됐다. 건축면적은 3299㎡, 연면적은 5530㎡에 달한다. 화재 당시에도 3동 2층 안에는 배터리 3만 5000여 개가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리셀이 유해화학물질 취급 업체이다 보니 공장 운영 허가나 정기 안전 점검 권한은 환경부 산하 한강유역환경청에 있다. 환경부는 가장 최근 안전점검은 지난달 17일이었으며, 특이점이 없었다고 밝혔다. 화성시는 그간 안전 점검 내역을 한강유역청 측에 요청해 놓은 상태다.

소방 당국은 유해화학물질 취급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데다가 인명피해와 연소 확대 우려가 있어 3~7개 소방서에서 31~50대의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인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소방관 등 인원 145명과 펌프차 등 장비 50대를 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