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부산시당위원장 역대급 경쟁… 변수는 ‘또대명’
최인호·변성완 등 4파전 유력시
친명·중도 후보 2명씩 구도 평가
강성 당원 중심 이 대표 체제 강조
부산 야권 내 일극 주의 불신 기류
친노·친문 기여 무시 못해 여론도
차기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을 선출하는 경선이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하며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또대명’(또 당 대표는 이재명)으로 흘러가면서 부산시당위원장 경선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집중된다.
26일 이재성 사하을 지역위원장이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전날(25일)에는 그간 고심을 이어온 최택용 중앙당 대변인이 “민주당과 부산민주당이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미래로 전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다 이미 출마 의지를 굳힌 최인호 전 의원과 변성완 강서 지역위원장도 조만간 공식 출마 선언에 나설 예정이다.
이로써 차기 시당위원장 경쟁이 4파전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박인영 금정 지역위원장의 합류 가능성도 유효해 경쟁률은 추가로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금정구청장 재보궐선거가 예정돼 있어 시당위원장 대신 보선 출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는 친명(친이재명) 후보 2명과 중도 후보 2명의 구도로 평가된다. 이 지역위원장과 최 대변인은 이 대표와 발걸음을 맞추는 전략을 적극 구사하고 있다. 이 지역위원장은 이날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이재명과 함께 먹고 사는 문제 제대로 해결하는 비전을 제시하고, 지난 대선 때보다 부산에서 17만 표를 더 받아 부산 100만 표로 정권교체 반드시 이루겠다”고 밝혔다. 또한 최 지역위원장도 출마 선언문에서 이 대표 체제에서 정치혁신위원과 22대 총선기획단 위원으로 활동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러한 까닭에 역대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경선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이번 선거 최대 변수는 이 대표 연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성 당원을 중심으로 당내에서 이 대표 연임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그에 맞서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주자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부산 야권에서는 이번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에 17석을 내주는 사실상 싹쓸이 패배한 ‘이재명 체제’에 대해 불신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지역 야권 관계자는 “중앙에서 이재명 일극 체제를 강화할수록 반대로 부산 야권에선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다만 강성 지지층, 이른바 ‘개딸’을 의식해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권리당원 비중을 과거에 비해 대폭 확대, 강성 지지층의 입김을 강화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당락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10일 민주당 최고위는 시도당 위원장 선출 시 대의원 권리당원 비율을 20 대 1로 제한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한 바 있다. 부산에는 권리당원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지 않아 새롭게 개정된 룰을 적용하더라도 결국 당원과 대의원 표 반영 비중은 5 대 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 것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더한다.
여기다 부산은 친노(친노무현), 친문(친문재인) 본산인 만큼 친명 체제에 동조하는 강성 당원들도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반면 전당대회가 임박할수록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뭉쳐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려 친명 인사들이 대거 약진할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특히 그간 친노, 친문에서 오랜 기간 부산 내 주류 자리를 차지해 온 만큼 이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부산 민주당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부산 민주당이 많이 성장했는데 분명 친노, 친문계의 공이 있기는 하다”면서도 “하지만 특유의 폐쇄성으로 인해 지역 야권의 다양성이 줄었다는 한계도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당위원장 경선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지 아니면 멈춰 설지 그 중차대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