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 한동훈에 ‘배신의 정치’ 공격하는 나·원·윤, 효과 있을까?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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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윤 대통령과 불편한 한동훈에 “배신의 정치”
한 후보 ‘채상병 특검법’ 고리로 핵심 지지층 ‘탄핵' 트라우마’ 자극
한, 총선 때 세 후보 지원한 사진 공개 “마구잡이 공세 동정표까지 더해”

지난달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2주년 기념식'에서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2주년 기념식'에서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나경원 대표 후보가 30일 서울 광장시장을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나경원 대표 후보가 30일 서울 광장시장을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2주년 기념식'에서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해전 영웅들의 얼굴 부조상을 어루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2주년 기념식'에서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해전 영웅들의 얼굴 부조상을 어루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윤상현 의원이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정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윤상현 의원이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정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권 레이스가 ‘한동훈 대 반한동훈’ 구도로 전개되는 상황에서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가 한 후보를 향해 ‘배신의 정치’를 한다고 공격 포인트를 잡았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일약 법무부 장관에 발탁돼 스타 정치인이 될 때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던 한 후보가 당권에 나서면서 윤 대통령에 각을 세우려는 데 대해 ‘배신’이라고 낙인 찍은 셈이다. 한 후보 측은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한 후보에 대한 ‘공한증’ 때문에 상대 후보들이 협박과 분열의 정치를 하고 있다”고 맞섰다.

나 후보는 지난달 29일 한 후보가 검사 시절 수사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특정인에 대한 배신이 국민을 위한 배신이 아니라 사익을 위한 배신”이라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30일에도 ‘배신’ 언급이 한 후보를 겨냥한 것이냐는 질문에 “‘채 상병 특검법’ 그런 거 (얘기)하지 말고, 민생 이야기 더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원 후보는 보다 직설적으로 한 후보의 ‘배신’을 언급한다. 그는 “인간관계를 하루아침에 배신하고, 당원들을 배신하고, 당정 관계를 충돌하면서 어떤 신뢰를 얘기할 수 있다는 건가”라고 주장한 데 이어 이날 한 후보 측의 ‘공한증’ 비판에도 “공한증 맞다. 길도 모르는 초보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을까 무섭다”고 받아쳤다. 윤 후보 역시 “‘절윤(윤 대통령과 절연)’이 된 배신의 정치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한 후보를 공격했다.

‘배신의 정치’라는 표현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겨냥했던 발언으로, 나·원·윤 세 후보가 당 핵심 지지층의 ‘탄핵 트라우마’를 자극해 한 후보의 지지율을 떨어뜨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당시의 반목이 당정 갈등으로 비화하면서 이후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는 게 여권 내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야권이 최근 공공연히 윤 대통령 탄핵을 거론하고 있어 여권 주류에선 이에 대한 경계심이 부쩍 커진 상황이기도 하다.

한 후보는 경쟁자들의 이런 협공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당 대표 적합도 1위’를 달리는 데 조급함에서 비롯됐다고 여긴다. 한 후보 측은 이날 한 후보가 지난 총선 당시 지역구에 출마한 나·원·윤 세 후보의 손을 들어주면서 지원 유세를 다닌 사진을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세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적극 뛰었던 자신에게 배신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느냐는 우회적인 반박으로 풀이됐다. 한 후보 캠프 인사는 “한 후보를 겨냥한 마구잡이식 공세는 오히려 대세론을 인증하고, 동정론까지 더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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