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마산점 30년 역사 접었다
30일 폐점…코로나 이후 고전
“동네 유일하게 남은 편의, 문화시설이 사라진다고 하니 아쉬울 따름입니다.” 굵은 빗줄기가 쏟아진 30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롯데백화점 마산점 앞에서 만난 김효정(43) 씨는 백화점 폐점을 안타까워했다. 백화점 인근에 산다는 김 씨는 “마산점에서 종종 쇼핑하고 밥도 먹고 했는데, 근처에 갈 곳이 없어져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김 씨 손을 잡고 있던 9살짜리 딸은 “부모님이랑 같이 와서 맛있는 거 먹고, 예쁜 옷도 사고 했던 추억이 많은 곳인데, 계속 (운영)하면 안 되느냐”고 반문했다.
백화점 내부로 들어가니 상당수 매장은 이미 상품을 싹 치운 채로 빈 진열대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막판 재고 정리를 하는 일부 매장은 평상시 주말보다 더욱 북적거렸다. 직원들 분위기도 냉랭했다. 빈 진열대를 멍하니 바라보던 한 입점 업체 관계자는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손사래를 치며 거부했다.
지역민이 수십 년 애용해 온 롯데백화점 마산점이 셔터를 내렸다. 마산점은 1997년 대우백화점으로 문을 열었다가 2015년 롯데가 인수해 새롭게 브랜딩했다. 당시 KB자산운용에 매각해 건물을 임차하는 방식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지난 30년 가까이 마산의 유통업계를 이끌어 왔다.
마산점은 2018년까지 1000억 원대 매출을 유지했으나 코로나 이후 크게 떨어진 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매출은 약 740억 원이었다. 전국 32개 롯데백화점 매장 중에서 최저다.
마산점에는 600여 명이 매장 관리, 판매 영업, 청소, 보안 등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해 왔다. 이날 오후 8시 30분 폐장되면 모두 새로운 터전을 마련해야 할 처지다. 특히 파견·용역업체 근로자 530여 명은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는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