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벌링턴 카운티 맥과이어 공군기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가운데)과 가족들이 이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TV 토론을 통해 불붙은 ‘고령 리스크’에도 확고한 완주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미국 유권자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이 출마해서는 안된다고 답했다.

1일 미 일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가족회의에서 대선 레이스를 계속 이어 나가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NYT는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그의 가족들은 처참했던 TV 토론에도 불구하고 대선 레이스를 계속 해야 한다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바이든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정치적 조언자로 꼽히는 질 바이든 여사의 강경한 입장과도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다. 바이든 여사는 그간 공식 석상에서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의상을 즐겨 입지는 않았으나 토론 다음날인 28일 이례적으로 'VOTE'(투표하라)라는 글자가 도배된 원피스를 입고 유세장에 나타나 '패션 정치'까지 선보였다.

하지만 민주당 안팎에서는 사퇴론이 들불처럼 번지는 상황이다. 지난달 27일 첫 TV 토론 이후 후보 사퇴를 노골적으로 압박해 온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CNN 등 미국의 주요 언론은 같은 달 30일에도 일제히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실제로 유권자들 과반은 바이든의 출마가 적절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CBS뉴스가 여론조사업체 유거브와 함께 TV토론 직후인 같은 달 28∼29일 미 등록유권자 1130명을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72%가 바이든 대통령이 올해 대선에 출마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불과 3주 전인 같은 달 9일 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중도 사퇴를 요구하는 응답율은 약 65%에 불과했다.

반면 출마해야 한다는 응답은 28%에 그쳤다.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도 바이든 대통령 출마에 반대한다는 답이 절반에 가까운 46%에 달했다. 이는 지난 2월 조사 응답률이었던 36%에서 10%포인트(P)나 늘어난 수치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만한 인지능력을 갖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민주당원 41%가 ‘아니다’라고 답해 지난달 9일 응답률인 29%보다 13%P 늘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