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염의 계절 왔다… 고열·복통 계속되면 병원을
6~8월 여름철 환자 수 최고
여행지 음식·물 관리 주의해야
일찌감치 시작된 더위로 장염의 유행도 빨라졌다. 급성 장염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지만 어린이나 만성질환자는 증상이 심해질 수 있어 예방이 최선이다.
급성 장염은 장에 염증이 생겨 복통과 설사, 혈변, 발열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이다. 다른 사람에게 옮기는 ‘감염성’도 있고 그렇지 않은 장염도 있다. 포도상구균, 비브리오균, 살모넬라균 등 세균이 원인이 되고, 여러 바이러스도 장염을 일으킬 수 있다.
장염은 연중 여름에 환자가 급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장염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7월이 69만 842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은 8월(64만 2240명), 6월(60만 7089명) 순이었다.
특히 올해는 전국에서 관측 이래 가장 더운 6월 기온 기록이 이어지면서 장염 환자도 잇따르고 있다. 봉생기념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병원을 찾은 장염 환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가량 늘었다. 7월도 평년보다 더 덥고 비도 많이 올 것으로 예보돼 주의가 필요하다.
봉생기념병원 소화기내과 김석훈 진료과장은 “여름철 장염은 부패한 음식물 섭취 때문에 많이 발생하지만, 더위를 피해 수영장, 계곡, 바다 등을 찾았다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을 마시고 걸리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급성 장염은 대부분 적절한 휴식과 수분 섭취만으로도 상당히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신장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나 유소아, 고령의 노인 등은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38도 이상 고열이 하루 이상 계속되거나 하루 6회 이상의 심한 설사, 혈변, 심한 복통, 구토 등 증상이 동반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김석훈 과장은 “고열에 심한 복통까지 같이 온다면 장의 점막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장염에 걸리면 설사나 구토로 체내 수분이 급격히 감소할 수 있어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 정수된 물이나 끓인 물을 마시고, 전해질이 포함된 이온 음료도 도움이 된다. 증상이 나아질 때까지 자극적인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은 절대 피해야 한다.
휴가철 여행지에서는 낯선 환경에서 음식을 먹을 기회가 많아 장염 발병률이 더 높다. 날로 먹는 음식이나 신선하지 않은 해산물을 먹지 않도록 하고, 위생이 좋지 않은 식당이나 길거리 음식도 주의한다. 여행을 할 때 물은 가급적 생수를 마시고, 보관이 잘못된 음식은 아깝더라도 처분한다. 냉장고에 보관했다고 해서 음식이 상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유의한다.
김석훈 과장은 “여름철 급성 장염을 예방하려면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을 잘 지키는 것은 물론 식재료는 고온에서 충분히 익혀 먹고, 음식별로 조리도구를 구분해서 쓰는 등 음식물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