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가축 방귀세
40도가 넘는 불볕더위, 가뭄 뒤 강한 폭우, 기록적인 폭설….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이상 기후 현상들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현상 중 하나로 해석할 수 있다.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1942~2018) 박사는 이렇게 경고했다. “지구온난화는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시점에 접근하고 있다. 언젠가 지구는 460도 고온 속에 황산비가 내리는 금성처럼 변할 수 있다. 인류 멸망을 원치 않는다면 200년 안에 지구를 떠나라”라고.
지구 대기에는 수많은 종류의 기체들이 존재한다. 이 중 지구온난화를 촉진하는 6대 온실가스가 있다. 바로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이다. 하지만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제외한 다른 기체들은 양이 매우 미미하다. 이산화탄소는 전체 온실가스 중 약 80%를 차지한다. 이에 세계기상기구와 유엔환경계획(UNEP) 등 국제 기상 단체들은 이산화탄소를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본다.
메탄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8%를 차지한다. 이산화탄소에 비하면 그 양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온난화 효과는 훨씬 강력하다. 특히 배출 후 20년 동안은 이산화탄소보다 80배 강력한 온난화 효과를 나타낸다. 이 때문에 이산화탄소와 함께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구에서 메탄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것은 소와 양 같은 반추동물이다. 메탄은 반추동물의 트림이나 방귀 등을 통해 배출된다. 전문가들은 소들이 내뿜는 메탄가스의 온실효과가 전 세계 차량이 내뿜는 배기가스의 온실효과보다 크다고 말한다. 최근 덴마크는 세계 최초로 농업 분야에 ‘탄소세’(일명 방귀세)를 도입하기로 했다. 2030년부터 가축 1마리당 연간 100유로(약 15만 원)의 탄소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한다. 물론 농부들은 반대한다.
기후학자들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인간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요컨대 많은 소를 사육한 것도 인간의 과도한 육식 문화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소를 탓할 게 아니라, 과도한 육식 문화를 반성해야 한다는 얘기다. 소를 사육하기 위해 삼림이 불타고 토지가 황폐해지는 것이야말로 지구온난화와 환경 파괴의 주범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지구인들이 육식을 조금만 줄여도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고 본다.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이렇게 말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러니 곧바로 실천하자.” 우리 모두가 생활 속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나가야 한다. 행동한다면 우리에게 아직 희망이 있다. 정달식 논설위원 dosol@busan.com
정달식 논설위원 dos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