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찍었는지 보여주고…진주시의회 의장 선거 ‘후폭풍’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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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 기자회견 열고 부당함 주장
“비밀투표 보장 안돼…11건 투표용지 노출”
의장 선거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 대응

진주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이 2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의장 선거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있다. 김현우 기자 진주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이 2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의장 선거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있다. 김현우 기자

경남 진주시의회 의장단 선거 후폭풍이 거세다. 일부 여당 의원들이 투표한 용지를 투표함에 넣기 전 기표 내용을 감표위원에게 보여준 것을 두고 야당 의원들이 무효를 주장하고 나섰다.

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9대 후반기 진주시의회 의장 선거에서 비밀투표 원칙을 위반한 진주시의회 의장 선거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전날 치러진 의장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에게 기표한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기 전에 감표위원에게 보여주거나 볼 수 있도록 해 비밀투표 원칙을 위배했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공직선거법 제167조는 투표의 비밀을 보장함과 동시에 선거인이 자신이 기표한 투표지를 공개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공개된 투표지는 무효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투표용지를 접어서 투표함에 넣는 모습(좌)과 펴서 넣는 모습(우). 진주시의회 인터넷방송 캡쳐 투표용지를 접어서 투표함에 넣는 모습(좌)과 펴서 넣는 모습(우). 진주시의회 인터넷방송 캡쳐

민주당 의원들은 의장 선거에서 투표 용지를 감표위원에게 노출한 사례가 총 11건인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은 “이탈표를 방지하고 특정인을 당선 시키기 위한 사전 공모의 결과”라며 “전체 투표 절차에서 자유로운 투표 행위가 전반적으로 억압 되고 방해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민의 심부름꾼이자 대의기관인 시의회 의장 선거에서 민주주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 이번 사태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이른 시일 내에 법률 대리인을 선임해 의장 선거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 모든 법적 대응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측은 “투표 용지를 투표함에 넣을 때 반드시 접어서 넣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당연히 펴서 넣든 접어서 넣든 개인의 자유다. 오해의 소지는 있지만 의도적으로 보여주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한편, 앞서 지난 1일 실시된 제9대 진주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백승홍 의원이 14표를 얻어 8표를 얻은 민주당 서정인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현재 진주시의회 의원은 총 22명으로, 이 가운데 국민의힘은 15명, 더불어민주당은 7명이다.

제9대 진주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 당시 모습. 진주시의회 인터넷방송 캡쳐 제9대 진주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 당시 모습. 진주시의회 인터넷방송 캡쳐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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