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고강도 사업재편으로 위기 돌파
SK그룹, SK온 비상경영 선언
SK E&S 합병 가능성 거론도
이마트·에브리데이 통합 공식화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응하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려는 재계의 ‘사업 재편’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재계 2위 SK그룹은 지난달 말 최고경영진 20명이 모여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해 투자자금을 마련, 2028년까지 100조 원 이상을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분야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미국 출장 중인 최태원 회장은 화상으로 참석해 “AI 서비스부터 반도체 등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당장 SK그룹의 재무 부담을 촉발한 SK온이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올해 분기 흑자 전환에 실패할 경우 내년 임원 연봉도 동결한다.
SK온은 최근 3년간 이미 20조 원을 투자했고 올해도 7조~8조 원에 달하는 투자 비용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의 자회사인 SK E&S 합병 가능성이 거론된 것도 SK온의 자금 사정에 숨통을 틔우기 위한 방안으로 나온 것이다. 일부에서는 매각설까지 나온다.
신세계가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를 합친 것도 덩치를 키워 물류관리로 가격을 낮추고, 상품경쟁력을 키우려는 경영 전략이다. 2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날 등기를 통해 이마트와 이마트의 기업형 슈퍼마켓(SSM) 자회사인 이마트에브리데이의 합병을 공식화했다. 이달 1일 소폭의 깜짝 조직개편을 단행한 KT 역시 AI 역량 강화에 방점을 찍으며 통신기술(CT)에 AI을 결합한 ‘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컴퍼니로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KT 김영섭 대표는 올해 2월 바르셀로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에서 “AICT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