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대만 세운 탄핵 청원 청문회
의혹 증명 없고 해소 방안도 공전
발언권 정지 등 감정싸움에 얼룩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지난 19일 여당의 격렬한 반발 속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관련 1차 청문회를 강행했지만 ‘VIP 격노설’, ‘임성근 구명 의혹’ 등 기존 제기된 의혹을 증명하거나, 해소할 ‘한 방’은 없었다.
한 달 전 ‘해병대원 특검법 입법 청문회’의 재탕이라는 평가 속에 정 위원장이 자신을 노려보는 여당 의원의 발언권을 정지하는 코미디 같은 일도 벌어졌다.
이날 청문회는 시작 전부터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법 청문회 중지하라” “직권남용 정청래 사퇴하라”를 외치며 농성을 하면서 야당 의원들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가까스로 개의한 청문회에서는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둘러싼 기존 쟁점들이 되풀이됐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이종섭 전 국방장관에게 “(당시) 윤 대통령이 격노했느냐, 안 했느냐”고 물었고 이 전 장관은 “격노설이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빼라는 지시를 했다든지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박정훈 전 수사단장에게 “임성근을 (혐의 대상에서) 빼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느냐” “대통령실, 국방부 등 어디서 외압을 받았다는 것이냐”고 추궁했다. 박 전 단장은 “임성근을 빼라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지만 관련자들의 혐의를 빼라는 외압은 받았다” “국방부 법무관리관한테 외압을 느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 간의 신경전도 극에 달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자신의 의사 진행 발언 중 항의하는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을 향해 “초선이 그렇게 정치를 배우면 안 된다”고 지적하자, 곽 의원은 “지난번에 (나에게) ‘야 끼어들지마’라고 했다. 다선이라고 초선한테 그럴 수 있느냐”고 받아쳤다. 곽 의원이 민주당 이성윤 의원 의사 진행 발언 중 정 위원장을 계속 노려보자 “계속 째려보고 있다. 상당히 불편하다”면서 그의 발언권을 중지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