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하지 못한 찜통더위가 온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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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37.7도·창원 37.3도 등
부울경서 올들어 최고기온
8월 들어 한동안 폭염 지속 전망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발효된 31일 오후 대구 중구 공평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열기로 가득한 도로 위를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발효된 31일 오후 대구 중구 공평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열기로 가득한 도로 위를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장마가 끝나자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경남 양산의 일 최고기온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37.7도를 기록하는 등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더운 여름으로 기록된 1994년과 2018년을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31일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경남 양산 37.7도, 창원 37.3도, 밀양 36.0도, 남해 34.1도, 통영 31.7도로 올해 가장 높은 일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특히, 창원의 경우 이날 2004년 7월 23일의 37.0도를 뛰어넘어 일 최고기온 역대 4위를 경신했다.

부산은 이날 32.9도로 올해 일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전날에는 32.3도를 기록해 경남의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지난달 25일부터 6일째 열대야 현상을 보였다.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을 열대야라고 하는데, 부산의 열대야 관측값은 지난달 30일 올해 가장 높은 27.3도를 기록했다.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한반도가 거대한 찜통에 들어갔다고 표현할 정도로 무더웠던 1994년 7월 부산에서 발생한 열대야 현상 중 가장 높은 관측값은 27.4도(7월 20일)였다. 하지만 벌써 부산은 7월 들어서 26일 27도, 27일 27도, 30일 27.3도 등 27도가 넘어가는 열대야가 3일이나 관측됐다.


8월은 7월보다 더 더울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은 지난달 27일 즈음 한반도에 장마가 공식적으로 끝났다고 보고 있는데, 장마에 영향을 주던 태풍 영향이 사라지면서 한동안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에 의한 기압계 변동성이 제거돼 우리나라는 당분간 고온다습한 아열대 고기압의 영향을 많이 받겠다”고 밝혔다.

부울경은 대체로 7월 말보다 8월 초가 더 더웠다. 역대 8월 일 최고기온을 살펴보면 부산의 경우 2016년 8월 14일의 37.3도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날이었고, 울산은 2013년 8월 8일의 38.8도, 창원은 2017년 8월 7일의 38.5도 등 동남아 기온을 방불케 하는 날이 많았다.

반면 7월 역대 일 최고기온은 부산은 1994년 7월 24일의 35.8도, 울산은 1994년 7월 14일의 38.2도, 창원은 1994년 7월 20일 39.0도였다. 창원을 제외하면 대체로 부울경에서 7월보다 8월이 더 더웠다.

체감온도가 35도를 넘어가면서 부울경 대부분 지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31일 오전 10시 기준 일 최고 체감온도가 부산 해운대가 34.6도(일 최고기온 34.1도), 양산이 34.5도(33.3도), 부산 동래가 33.2도(32.4도) 등 야외 활동이 어려울 정도의 더위가 이어졌다.

부산기상청은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아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야외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면서 “에어컨 실외기 화재 가능성도 높아 미리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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