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원로 배우들, 드라마·연극 넘나들며 '관록' 뽐낸다
이순재, 드라마 ‘개소리’서 열연
신구·박근형은 연극 순회 공연
김용건·김영옥도 주말극 활약
원로 배우들이 드라마와 연극, 영화 등에 활발하게 출연하며 작품을 수놓고 있다. 이들은 수십 년간 쌓아 올린 연기 내공으로 이야기의 중심축을 이끌면서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 올린다.
이순재는 오는 9월 시작하는 KBS 새 수목드라마 ‘개소리’로 안방극장 나들이에 나선다. 이 작품은 개의 목소리를 듣게 된 원로 배우가 수상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순재는 극 중 일련의 사건에 휘말려 갑질 배우로 전락한 ‘이순재’로 출연한다. 이순재는 개와 호흡을 맞춰 사건을 해결하는 코믹한 캐릭터다.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한 이순재의 또 한번의 연기 변신을 엿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시트콤 ‘논스톱5’을 쓴 변숙경 작가가 집필하고, 드라마 ‘3인칭 복수’와 ‘훈남정음’의 김유진 감독이 연출한다.
김용건도 이 작품에서 이순재와 함께 연기 합을 맞춘다. 김용건 역시 ‘김용건’이라는 실제 이름을 딴 인물을 연기한다. 용건은 이순재와 오랜 친구로 지냈지만, 뜻밖의 일로 관계가 틀어진 인물이다. 거제도로 도피성 요양을 떠난 이순재와 한 지붕 아래에서 지내며 크고 작은 사건을 겪는다. 1967년 데뷔한 후 ‘전원일기’ ‘서울의 달’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한 김용건이 이번 작품에서 새롭게 보여줄 모습에 대중의 기대가 높다.
배우 박근형과 신구는 연극 무대에서 관객과 만난다. 두 사람은 지난해 12월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이 공연을 처음 시작한 뒤 부산, 울산, 대전, 대구, 강릉, 세종 등에서 순회공연을 하고 있다. 인간의 삶을 ‘기다림’으로 정의하고 그 속에서 인간존재의 부조리를 보여주는 이 작품을 두 사람은 깊은 연기 내공으로 풀어낸다. 박근형과 신구 모두 최고령 디디와 고고로 각각 변신해 관록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작품을 이끌고 있다.
배우 김영옥의 활약도 주목할 만하다. 오는 9월 첫 방송 예정인 KBS 새 주말드라마 ‘다리미 패밀리’에서 중심 캐릭터로 나선다. 이 작품은 청렴 세탁소 다림이네 가족이 옷 대신 돈을 다림질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김영옥은 드라마 ‘왕룽일가’ 이후 35년 만에 박인환과 부부로 재회한다. 이번 작품에선 코믹 연기와 현실 연기를 오가며 이야기의 재미를 살릴 예정이다. 김영옥이 맡은 안길례 캐릭터 역시 이야기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라 이번에 보여줄 모습에 시청자의 관심이 높다.
김영옥은 올 초 개봉한 영화 ‘소풍’에서도 나문희, 박근형과 함께 이야기를 진두지휘했다. 이 영화는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손익분기점을 넘은 6개의 작품 중 1편으로 주목받았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