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어 좋은 밤… 무박 2일 걸으며 부산 야경 만끽했다
2024 부산나이트워크 42K
지난 주말 수영강·광안리 일대
16·22·42km 코스 걷기 행사
전국 각지서 4300여 명 참가해
경쟁 부담 없이 야경 즐기며 완주
주최 측 참가자 안전 각별히 주의
무더운 여름의 끝자락, 부산이 자랑하는 수영강과 광안리를 무대로 한 걷기 대회 ‘2024 부산나이트워크 42K’가 뜨거운 열기 속에서 막을 내렸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참가자들은 무박 2일로 천천히 걸으며 부산의 야경을 즐기는 특별한 추억을 쌓았다.
지난달 31일 오후 5시 부산 해운대구 APEC 나루공원에는 ‘2024 BUSAN NIGHT Walk 42K’가 새겨진 흰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본 행사 시작 전부터 열기는 뜨거웠다. 다리를 쭉 편 채 준비 운동을 하는 참가자부터 얼굴에 타투 스티커를 붙이거나 출발선 앞에서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는 이들까지 각양각색의 참가자들이 모였다. 하지만 다들 8월의 마지막 밤을 유감없이 즐기는 모습이었다. 뜨거웠던 낮과 달리 오후부터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걷기 좋은 날”이라고 외치는 참가자도 상당했다.
광안리 야경을 만끽할 수 있는 ‘부산나이트워크42K’는 (주)블렌트와 부산일보가 주최하고 (주)어반스포츠가 주관하는 걷기 대회다. 행사는 △16km △22km △42km 3개 코스로 나눠 진행됐다. 거리에 따라 세부 코스는 달랐지만, 참가자들은 공통적으로 APEC나루공원을 중심으로 수영강과 광안리를 거쳐 남천해변공원으로 돌아오는 경로를 걸었다. 이날 행사에는 부산뿐만 아니라 대구,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온 43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출발지인 APEC 나루공원에 모여 축제를 맘껏 즐겼다.
오후 6시가 되자 참가자들은 사회자의 ‘안전하게 출발’ 구호에 맞춰 힘차게 손을 흔들며 출발했다. 16km 코스에 참가한 김수빈(29·경남 양산시) 씨는 “한 번도 16km를 하루 만에 걸어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 친구와 함께 부산나이트워크에 참가하게 됐다”며 “꼭 완주해 메달을 받겠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서 온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임미정(45·대구) 씨는 “중학교 1학년 아들과 함께 이번 부산나이트워크에 참가했다”며 “부산의 야경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들과 함께 걸으며 긴 시간 대화할 수 있는 뜻깊은 날”이라고 말했다.
최근 마라톤과 걷기를 취미 생활로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관련 참가자들도 늘었다. 42km 코스에 참가한 정태웅(27·경남 창원시) 씨는 “지난해부터 걷기와 마라톤에 빠져 관련 행사에 전부 참여하고 있다. 아침에도 마라톤 10km를 뛰고 올 정도로 즐기고 있다”며 “부산나이트워크는 광안리의 야경을 보며 걸을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해 바로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무박 2일로 진행된 ‘부산나이트워크42K’는 1일 오전 8시 도착지인 남천해변공원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바람이 불긴 하지만, 더위가 완벽히 가시지 않은 만큼 참가자들의 안전에 각별히 신경쓰며 행사가 진행됐다. 주최 측은 온열질환자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500mL 생수 2만여 개와 음료 4800개를 준비했다. 만일의 응급상황에 대비해 코스별로 의료 인력을 배치하고 곧바로 병원으로 옮길 수 있는 구급차도 대기시켰다. 참가자들이 걷다가 시설물에 부딪히지 않도록 동선 관리도 철저히 했다.
참가자들에게는 기념 티셔츠, 가방, 생수 등이 제공됐다. 코스를 완주한 이들은 메달을 선물로 받았다. 기록 측정이 아닌 비경쟁으로 진행된 대회인 만큼 참가자들은 코스를 따라 걷다가 곳곳에서 멈춰 서서 수영강을 비추는 일몰과 광안대교 등 부산의 야경을 카메라로 담기도 했다. 완주한 참가자들은 “경쟁이라는 부담없이 부산 밤바다를 즐길 수 있었다”고 입을 모으며 다음에 열릴 행사를 기대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