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큰 의미 담은 영화들, 속속 스크린으로
사회 면면·삶의 여러 모습 담아
영화제 수상작도 여러 편 포함
규모는 작지만, 큰 의미를 담은 영화들이 속속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소수자에 대한 이해, 대가족 해체, 장애아동 육아, 판다 푸바오의 이야기까지 한국 사회의 면면과 삶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작품들이 관객을 찾는다.
우선 4일 개봉하는 영화 ‘딸에 대하여’는 밖에 나가 살던 딸이 동성 연인을 데리고 집으로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동성 커플로 살아가는 딸과 그의 친구, 그리고 세상에 부적합해 보이는 이들을 바라보는 엄마 등 세 여성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아냈다. 소수자에 대한 이해와 이를 둘러싼 인물들의 시선을 통해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배우 오민애는 이 작품으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받았다.
같은 날 개봉하는 영화 ‘안녕, 할부지’는 판다 푸바오 가족과 사육사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는다. 에버랜드 인기 판다 푸바오의 탄생과 성장, 중국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 3개월간의 여정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강철원, 송영관 사육사의 이야기도 인터뷰 형식으로 담겼다. 사람과 동물의 우정은 물론 이 기간 벌어지는 여러 일을 통해 만남과 이별 등 여러 인간사를 생각해보게 한다. 가수 이문세와 싱어송라이터 김푸름이 OST 작업에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오는 11일에는 발달장애아 엄마의 시선으로 사회를 조명한 ‘그녀에게’가 개봉한다. 신문사 정치부 기자 상연이 겪는 10년간 여정을 담는다. 장애가 있는 자식과 단 둘뿐인 세상에 갇힌 것만 같은 상연의 심정을 배우 김재화가 생생하게 살렸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서울독립영화제,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등에 초청됐다.
‘그녀에게’ 개봉일과 같은 날, 영화 ‘장손’도 스크린에 걸린다. 이 영화는 가업으로 두부 공장을 운영하는 대가족의 장손인 성진이 “가업을 이어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변화한 사회에서 대가족이 해체되는 과정이 영화에 담겼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작품으로 당시 “한국 현대사의 아픔까지 깊숙하게 들여오는 감독의 묵직한 배포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 우상전·손숙 등 베테랑 배우부터 주인공 성진을 맡은 강승호 등 삼대에 걸친 여러 배우의 조화도 눈길을 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