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에서 우주 체험 가능” 운석충돌구 관광자원화 속도
거점센터 착공 초읽기…내년 시범운영 예정
홍보·체험 등…운석충돌구 관광자원화 기대
‘지방 소멸 위기 대응’ 국책사업화 필요성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운석충돌구를 보유한 경남 합천군이 운석충돌구 관광 자원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적인 관광지로 키워 지역 경제·관광 활성화는 물론, 지방 소멸 위기에도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2일 합천군에 따르면 오는 10월께 합천운석충돌구 거점센터 착공에 들어간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설계 공모 절차가 완료됐고 이후 관련 실시설계도 마무리됐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는 시범운영에 들어갈 전망이다.
합천운석충돌구 거점센터는 국내에 하나뿐인 합천운석충돌구 홍보와 전시, 지질 교육 기능과 체험형 관광 콘텐츠를 제공하는 핵심 인프라다. 합천군 초계면에 들어서며, 연면적 992.7㎡ 규모에 홍보전시관과 VR 체험관, 문화공간 등을 갖출 예정이다.
군은 거점센터가 완공되면 운석충돌구 관광산업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름 7km 규모의 합천 초계·적중 분지는 지난 2020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의해 5만 년 전 지름 200m 크기 운석이 떨어져 만들어진 운석충돌구로 밝혀졌다. 이 지역에서 시추코어 조사와 광물 분석을 통해 강력한 충격에 의해 변형된 암석인 ‘충격원뿔암’과 ‘평면 변형 구조’가 확인되는 석영 광물 입자가 발견됐다. 운석충돌구임을 증명하는 결정적 증거로서, 국내에서는 유일하다.
군은 이 운석충돌구의 독보적 가치와 대체 불가능한 관광자원임을 인식하고 ‘합천 운석충돌구 관광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지난 2022년 진행된 ‘합천운석충돌구 세계지질테마공원 조성 기본계획 수립·타당성 조사 용역’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와 개발 타당성을 확보했다. 용역 결과, 국내 생산유발효과가 7278억 원에 달했으며, 또한 경남의 생산유발효과 4846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2079억 원, 취업유발효과는 33명 등으로 분석됐다.
군은 일단 내년 완공되는 ‘합천운석충돌구 거점센터’를 통해 초기 관광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이후 대암산·미타산 일원 능선 33km를 연결해 ‘합천운석충돌구 환종주 탐방로’를 정비하고 운석 충돌 증거를 관찰할 수 있는 ‘지오사이트 관람지’도 만들기로 했다. 또한, 충격원뿔암과 변형 구조 석영 등의 전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도 진행한다.
합천군 관계자는 “국내 유일의 지질자원을 독보적으로 활용해 관광 인구 유입을 통한 지방 소멸 대응과 우주 산업 발달에 기여할 계획이다. 또 지질학에 관심 있는 학문적 수요와 전국의 학생, 가족 단위 관광객의 흥미와 교육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프라 구축과 내실 있는 콘텐츠 개발에 지속적으로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남연구원은 합천운석충돌구 관광개발의 국책사업화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운석충돌구가 독보적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지역 관광 활성화를 통해 생활 인구를 늘려 지역 경제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운석충돌구가 우주와 가장 유사한 환경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 차원의 우주산업 육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합천군 단독으로 대규모 관광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것보다 국가적 지원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게 경남연구원의 판단이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