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의회 양태석 운영위원장 ‘조건부 사퇴’…민주당 ‘일고의 가치 없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일 오전 점거 농성 중인 거제시의회 본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파행 장기화와 협상 파기에 대한 신금자 의장의 공개 사과와 양 의원의 조건 없는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 제공 2일 오전 점거 농성 중인 거제시의회 본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파행 장기화와 협상 파기에 대한 신금자 의장의 공개 사과와 양 의원의 조건 없는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 제공

속보=후반기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 갈등과 집안싸움으로 두 달 넘게 파행 중인 경남 거제시의회(부산일보 8월 28일 자 9면 등 보도)에서 여당 지지로 의회운영위원장에 당선돼 야당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온 무소속 양태석 의원이 ‘조건부 사퇴’ 의사를 밝혔다.

양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로지 시의회 정상화와 거제시민을 위한 마음을 담아 ‘사즉생’의 각오로 결단을 내린다. 다음 조건을 양당에서 받아준다면 의회운영위원장 자리를 내려놓겠다”고 적었다. 의회 정상화를 요구하며 식음을 전폐한 동료 의원 단식 중단과 앞선 선거를 통해 결정된 의회운영위원장직은 국민의힘이 맡고 남은 행정복지위원장과 경제관광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에서 맡는 조건이다.

앞서 국민의힘 김선민 의원은 지난달 26일 의회 파행 장기화에도 사태 해결에 아무런 역할을 못 한 데 대한 사죄의 의미로 여야 합의에 의한 정상화를 요구하며 단식 중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달 28일 치러진 의회운영원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출신인 양 의원이 당선되자 여당이 또다시 합의를 깼다며 본회의장을 점검하고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당시 여야는 의회운영위원장과 행정복지위원장은 야당이 추천하는 의원으로 선출하고 경제관광위원회는 양 당이 추천하는 후보를 놓고 경선하기로 합의하고 본회의를 열었다. 그런데 개표 결과, 양 의원이 9표를 득표해 당선됐다. 여당이 전날 합의를 깨고 무소속 양 의원에 표를 몰아준 것이다.

양 의원은 ‘고르디우수의 매듭(Gordian Knot)’을 언급하며 “꼬이고 꼬인 마지막 실타래를 푸는 심정으로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알렉산더 대왕이 단칼에 끊어버렸듯, 부디 제 마음을 받아 시민만 바라보고 결단을 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여당은 “고뇌어린 결단을 존중한다”며 양 의원 뜻을 수용하기로 했다. 여당 관계자는 “오전에 긴급회의를 열어 받아들이기로 했다. 회의에 참석 못 한 의원들께도 유선으로 동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야당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날 농성 중인 본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한 민주당 의원들은 파행 장기화와 협상 파기에 대한 신금자 의장의 공개 사과와 양 의원의 조건 없는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상임위원장직을 거래 수단으로 삼을 상황이 아니다”며 “우리의 상식적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본회의장에서 한 걸음도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