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계엄령 발언 후폭풍 계속…국민의힘 “근거 제시하라” 압박
국민의힘 “나라를 혼란에 바뜨리는 가짜뉴스 선동”
민주당 “관련 구체적 정황, 내용 접수된 것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계엄령 준비 의혹’ 발언의 정치적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가짜뉴스”라며 “근거를 제시하라”고 압박에 나섰다. 반면 민주당은 “구체적인 정황이 있다”고 반박하면서도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민주당이 근거를 밝히지 않고 의혹 제기를 이어가면서 정치권의 공방전은 더욱 심화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한동훈 대표와의 회담 모두발언에서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걸 막기 위해 계엄 선포와 동시에 국회 의원을 체포·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여권 일각에서 계엄 시나리오를 작성한다는 뜻으로 해석돼 정치적 파장이 커졌다.
국민의힘에선 한 대표가 직접 나서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한 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근거를 제시하라”며 “사실이 아니라면 국기 문란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이 대표가 민생 협치를 모색해야 할 자리에서 근거 없는 계엄령 선동 발언을 불쑥 던진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대단히 무례한 언행일 뿐 아니라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는 가짜뉴스 선동”이라고 비난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제가 보기엔 이 대표가 판결 선고 날짜가 가까워져 오니 눈에 헛것이 보이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라며 “재판 미루지 말고 빨리빨리 재판에 참석해서 판결이 선고되면 아마 증상이 완화되지 않을까”라고 비꼬았다.
반면 민주당은 계엄령 준비 의혹 발언이 근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조승래 대변인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계엄 발언에 대해 “관련된 구체적인 정황이나 내용이 접수된 것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 대변인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 인터뷰에서 “최근에 국방부 장관, 국가안보실장 인사가 있었는데 통상적인 인사와 다르다”면서 “다른 뭔가 준비를 하려는 하는 것 아닌가라는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박근혜 정권 말미에 작성됐다고 알려진 계엄령 관련된 문건 의혹이 다 해소가 되지 않다 보니까 그런 것들을 통해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이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서 여야의 공방전은 결론 없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