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식 처음 불참한 윤 대통령…시작부터 험로 예고한 정기국회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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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역대 최장 지각’ 개원식에 윤 대통령은 민주화 이후 처음 불참
여야 반성 없이 “명백한 국회 무시” “‘살인자’ 외치면서…” 공방만
시작부터 극한 대립, 예산, 특검 등 정기국회 내내 이어질 듯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개원식 겸 제418회국회(정기회) 개회식에서 의원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개원식 겸 제418회국회(정기회) 개회식에서 의원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22대 국회 임기 시작 95일 만인 2일 오후 개원식을 열었다. ‘채 상병 특검법’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문회 등을 둘러싼 여야 대립 속에 기존 ‘최장 지각’이었던 21대 국회(7월 16일) 때보다 한 달 보름 가량 늦어졌다. 1987년 민주화 이후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었던 대통령의 개원식 참석도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22대 첫 정기국회가 시작부터 험로를 예고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개원사에서 “오늘 임기 첫 정기국회 시작과 함께 뒤늦은 개원식을 한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면서 여야와 정부에 “좀 불편하더라도 서로의 이야기를 잘 경청해야 한다. 국회도, 정부도 제일 앞자리는 민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2대 국회의 3대 과제로 △민생 끌어안기 △개헌 논의 △기후특위 설치 등을 제안했다. 여야의 극단적인 대립 속에 대통령까지 개원식에 불참한 데 대해 반성과 함께 ‘정치 복원’의 필요성은 강조한 것이지만,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우 의장의 중립성에 대한 여당 내 의구심이 큰 상황이라 반향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였다.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윤 대통령의 개원식 불참과 관련, “특검과 탄핵을 남발하는 국회를 먼저 정상화하고 나서 대통령을 초대하는 것이 맞다”며 “대통령을 불러다 피켓 시위를 하고 망신 주기를 하겠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거대 야당이 연일 ‘탄핵’과 ‘계엄’을 거론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으로선 개원식 연설 자체가 또 다른 비판의 빌미만 줄 것이라고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럴 때일수록 대통령이 더 겸손한 자세로 야당의 협조를 구했다면 최근 심화되는 ‘강경’, ‘불통’ 이미지가 조금이나마 엷어지지 않았겠느냐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온다.

여야는 이 사안을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김병주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대통령 불참은) 명백히 국회를 무시하고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한 반면, 국민의힘 김민전 최고위원은 “대통령 조기 사퇴를 주장하고,‘김건희 살인마’를 다짜고짜 외치는 국회가 과연 존중 받을 수 있나”라고 반박했다.

시작부터 날이 바짝 선 여야 대립은 정기국회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올해보다 3.2% 늘어난 677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부자 감세’로 세입 기반이 훼손됐다며 대규모 삭감을 예고했고,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2특검·4국정조사’도 관철시키겠다는 태세다. 물론 국민의힘은 모두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선다.

한편 4일과 5일에는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선다. 같은 달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간은 대정부 질문이 시행되고, 다음달 7일부터 25일에는 국정감사가 열린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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