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란, 접전 끝 고진영 누르고 LPGA FM 챔피언십 우승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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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선수 15언더파 273타 동타
1차 연장전 18번 홀이 승부처
유해란 파 지키고 고진영 보기
아칸소 대회 11개월 만에 정상
올해의 선수 포인트·상금 5위
양희영·최혜진, 공동 25위 올라

유해란이 2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의 TPC 보스턴에서 열린 LPGA FM 챔피언십 대회 정상에 오른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유해란이 2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의 TPC 보스턴에서 열린 LPGA FM 챔피언십 대회 정상에 오른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유해란이 ‘연장 혈투’를 벌인 끝에 약 11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 함께 출전한 고진영은 연장전에서 보기를 기록하는 바람에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2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의 TPC 보스턴(파72·6598야드)에서 개최된 FM 챔피언십(총상금 38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유해란은 버디 9개를 기록하며 보기는 하나로 막아 8언더파 64타를 달성했다. 이로써 총합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한 유해란은 고진영과 동타를 이뤘다. 유해란은 이어진 1차 연장전에서 파를 유지하며 보기에 그친 고진영을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유해란의 우승 상금은 57만 달러(약 7억 6000만 원)에 달한다.

유해란은 그린 적중률 75.7%로 투어 전체 1위를 기록하며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였다. 3라운드까지 2위에 2타 차이로 선두를 달리던 고진영은 이날 전반까지 이글 2개를 추가하며 4타를 벌려 선두를 유지했으나, 중반에 들어 티샷이 흔들리면서 리더보드가 요동쳤다. 고진영은 10번 홀(파4) 티샷이 지나치게 왼쪽으로 향해 풀숲에 빠져 찾지 못했고, 결국 네 번째 샷 만에 그린에 올려 보기를 사용하며 유해란과 앨리슨 코푸즈(미국)에게 공동 선두를 내줬다.

이어 유해란이 12번 홀(파5)에서 버디를 솎아내며 단독 선두로 나섰고, 이어 12번 홀에서 경쟁한 코푸즈도 버디를 기록하며 공동 선두가 됐다. 유해란은 15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절묘하게 그린 경사에 태워 홀에 근접시키며 추가 버디를 넣어 다시 단독 선두에 올랐다. 그러나 다음 홀(파3)에서 바로 유해란의 보기가 나와 14번 홀(파4)에서 까다로운 중거리 버디 퍼트를 떨어뜨린 고진영이 공동 선두로 치고 올랐다.

마지막 조에서 경기를 펼친 고진영이 15번 홀 그린으로 향하던 중, 기상 악화 탓에 경기가 약 2시간 동안 중단됐다. 경기 재개 후에도 비가 계속 내려 유해란과 고진영 모두 추가 타수를 줄이지 못해 결국 연장전이 진행됐다. 이번 연장전은 LPGA 투어에서 2021년 10월 국내에서 열린 BMW 챔피언십의 고진영-임희정 이후 약 2년 11개월 만에 한국 선수 간의 맞대결이었다.

18번 홀(파5)에서 열린 첫 번째 연장전에서는 세 번째 샷이 승부를 결정지었다. 유해란은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정확히 올린 반면, 고진영의 샷은 약간 당겨져 그린을 넘어갔다. 이어진 고진영의 네 번째 샷은 그린을 크게 넘겼고, 파 퍼트 또한 홀을 지나치면서 보기를 남겼다.

유해란은 침착하게 2퍼트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신설 대회의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그는 “올해 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놓치면서 두 번째 우승이 매우 어려웠다. 오늘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았다. 첫 우승만큼 두 번째 우승도 힘들었기에 정말 기쁘다”며 “앞으로 한 번 더 우승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해란은 지난해 10월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LPGA 투어 첫 승을 거두고 신인왕 타이틀 차지했다. 그는 11개월 만에 또 한 번 승리하며 통산 2승을 기록했다. 유해란은 이와 더불어 6월 메이저 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양희영 이후 2024시즌 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로서는 두 번째로 우승한 것이기도 하다. 유해란은 시즌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하는 CME 글로브 순위에서 4위(2029.392점)에 올랐으며, 올해의 선수 포인트(92점)와 상금(218만 1809달러)에서도 각각 5위를 기록해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이 세 부문 모두 현재 1위는 넬리 코르다(미국)다.

지난해 5월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 이후 1년 3개월여 만에 우승을 벼르던 고진영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시즌 두 번째 준우승으로 대회를 종료했다. 류루이신(중국)은 공동 3위(14언더파 274타)에 올랐으며, 지노 티띠꾼(태국)과 앨리슨 코푸즈가 공동 4위(13언더파 275타)로 뒤를 이었다. 이소미는 렉시 톰프슨(미국) 등과 공동 15위(7언더파 281타)를 기록했고, 양희영과 최혜진은 공동 25위(6언더파 282타)에 이름을 올렸다. 이정은은 최종 라운드에서 9타를 줄이며 전날 공동 71위에서 공동 30위(4언더파 284타)로 순위를 대폭 끌어올린 뒤 대회를 마무리했다. 박희영은 공동 35위(3언더파 285타), 안나린은 공동 49위(1언더파 287타), 지은희는 공동 52위(이븐파 288타)를 기록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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