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잦아진 해무에 가로등도 바꾼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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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구 올여름 27일 연속 안개
사고 막으려 가로등 교체 추진

부산에 장마가 소강 상태를 보이고 폭염주의가 발효된 3일 오후 부산 해안가 일대에 해무가 끼면서 영도를 감싸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에 장마가 소강 상태를 보이고 폭염주의가 발효된 3일 오후 부산 해안가 일대에 해무가 끼면서 영도를 감싸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역대급 무더위와 해수면 온도 상승 등으로 부산 전역에 안개와 해무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특히 사면이 바다인 영도구에는 한 달 가까이 해무가 뒤덮이면서 교통 사고 위험도 높아지자 구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영도구청은 ‘도로조명 개선 계획’을 수립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해무, 안개 등으로 운전자 시야 거리가 줄어들어 발생하는 사고 등을 예방하고자 영도구 관내 도로에 설치된 기존 가로등을 ‘색온도 가로등’으로 교체하는 게 골자다.

색온도 가로등은 기상에 따라서 조명 색깔이 자동으로 바뀌는 가로등이다. 평소에는 백색 빛에 가까운 색깔을 내뿜지만 비가 내리거나 안개, 해무 등이 생기면 투사 거리가 긴 주황빛으로 바뀐다. 주황색은 백색에 비해 운전자 가시 거리가 30%가량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영도구청에 따르면, 영도구에는 올해 6월 28일부터 7월 24일까지 27일 동안 연속으로 안개, 해무가 발생했다. 통상 매년 해무 발생 일수가 5~10일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사태가 심각하다는 게 영도구청 관계자 설명이다. 이는 기후 온난화 등으로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며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영도구청은 올해 영도구 내 안개, 해무가 자주 발생하는 ‘기상악화 구간’을 세 군데 지정했다. 영도구청이 선정한 기상악화 구간은 △동삼동 항만소방서~감지해변구간 △청학동 낙천대아파트 일대 △봉래2동~신선동 고지대 구간 등이다. 급경사, 굴곡진 도로가 많아 평소에도 사고 위험이 큰 산복도로도 다수가 기상악화 구간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색온도 가로등은 기상악화 구간을 우선적으로 설치될 전망이다. 이날 기준 관내 가로등 3049개 중 6% 수준인 191개만 색온도 가로등이다. 부산에서 현재 유일하게 설치된 색온도 가로등이라는 게 영도구청 관계자 설명이다.

다만, 색온도 가로등 확충 규모는 확보하는 예산 규모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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