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텔레그램 법인 내사 착수
딥페이크 성범죄 방조 혐의 적용
프랑스 경찰 등과 국제 공조 검토
경찰이 텔레그램 법인에 대해 딥페이크 성범죄 방조 혐의를 적용해 내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은 텔레그램 법인에 대해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고 2일 밝혔다. 허위 영상물 등 범죄 방조에 대한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경찰은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최선을 다해 수사에 나서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한국 경찰이 텔레그램 법인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스 수사 당국이나 각종 국제기구 등과 공조해 텔레그램 수사를 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앞서 텔레그램 수사를 벌인 프랑스의 사례를 본보기 삼아 적극 수사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를 지난달 파리에서 체포하고 온라인 성범죄, 마약 유통 등 각종 범죄를 방조·공모한 혐의로 예비 기소했다. 프랑스 검찰은 미성년자 성 착취물 용의자의 신원을 알려 달라고 요청했지만, 텔레그램 측의 응답이 없자 CEO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딥페이크 성 착취물을 자동 생성하는 텔레그램 프로그램(봇) 8개에 대해서도 내사 중이다. ‘겹지인방’ 등 해당 프로그램을 이용해 합성물을 만든 뒤 유포하는 텔레그램 단체방도 폭넓게 들여다보고 있다. 딥페이크 봇을 만든 제작자에게는 범행 공모·방조 등 혐의 적용을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여군 딥페이크방’은 존재 사실이 알려진 당일 ‘폭파’돼 사실상 수사가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6~29일 나흘간 딥페이크 성범죄와 관련해 총 88건의 신고가 접수됐고 이를 통해 피의자 24명이 특정됐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