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첫날, 은행 창구 ‘한산’
대출 신청 줄고 문의만 이어져
7~8월 규제 강화 전 수요 몰려
미래 금리 변동 위험까지 감안해 대출 한도를 조정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시행된 첫날, 은행들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스트레스 DSR 시행 전 대출을 받기 위해 대출 신청·상담 문의가 빗발쳤다. 그러나 한도가 줄어드는 스트레스 DSR 2단계가 시행되자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들이 뚝 끊겼다.
2일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대부분 대출 모집인을 통해 접수되고, 신용대출 등 다른 대출 역시 비대면 진행이 많다보니 창구를 통한 접수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 역시 “DSR 2단계 도입 사실이 이미 예고됐던 만큼 혼란은 없다”며 “다만 대출 가능 여부나 대출 가능 금액에 대한 고객 문의 정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부터 대출 한도를 더 조이는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가 시작됐다. 스트레스 금리는 대출자가 실제 부담하는 금리는 아니고, 대출 한도액을 결정할 때만 적용한다. 2단계 규제에서는 0.75%포인트(P)를 더한다. 특히 수도권에서 집을 담보로 대출받을 때는 1.2%P를 더하기로 했다. 스트레스 금리가 높을수록 대출 한도는 줄어든다.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은행 창구가 평소와 다름없이 한산했던 것은 정부가 해당 규제 도입을 당초 지난 7월에서 9월로 연기한 영향이 크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 대출을 받으려는 이른바 ‘막차 수요’가 7월~8월 사이에 크게 몰리며 규제 시행 이후 혼선을 줄였다는 것이 은행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DSR 2단계 도입이 이달로 예정돼 있어서 그런지 지난달 초까지 대출 신청이 상당수 있었다”며 “지난달 말 이후에는 신청 고객은 많지 않고 문의 고객만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향후 대출이 필요한 실수요자를 중심으로는 은행 대출 문의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스트레스 DSR 2단계에 더해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대출 문턱을 대폭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은행은 오는 9일부터 주택을 한 채라도 보유한 경우 서울 등 수도권에서 추가 주택 구매를 위한 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