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해양 모빌리티

강병균 논설실장 kb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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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교통수단인 자동차를 제조·판매하는 일을 자동차 산업이라고 한다. 석유 등 화석연료를 쓰는 내연기관 차량에 의존한 자동차 산업은 2000년대 말부터 동력원에 큰 변화가 생긴다. 전기차와 수소차가 등장한 게다. 이는 내연기관 차량의 환경오염 문제와 기술 발전에 따른 현상이다. 특히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자동차의 진화는 눈부실 지경이다.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 센서 같은 스마트 기술을 장착한 자율주행 자동차가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다. 스마트폰과 연계한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카카오택시는 일상화한 지 오래다.

이런 변화와 맞물려 자동차 산업의 개념도 달라지고 있다. 산업 범주가 전통적인 완성차 생산과 유통에서 사람과 사회에 편리하고 다양한 지능형 이동 수단이나 환경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확대됐다. 이른바 ‘모빌리티(mobility) 산업’이다. 한국자동차협회는 지난해 5월 협회 이름을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로 변경했다. 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UAM) 등 새로운 이동 수단 출현으로 사업이 다양한 모빌리티 영역으로 확장됐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3월 쌍용자동차가 KG모빌리티로 사명을 고친 것도 같은 맥락이다. 23년 역사를 가진 부산국제모터쇼는 올 6~7월 개최된 행사에서 부산모빌리티쇼로 간판을 바꿔 달고 분야를 넓혔다.

모빌리티 산업은 원시시대의 수상 이동 수단이자 수렵·어로에 이용된 뗏목, 카누, 통나무배에서 오랜 전통이 이어진 해양 산업에도 유효하다. 탄소 배출을 없애는 암모니아·수소·전기 추진선을 비롯한 친환경 선박과 자율운항선이 일부에서 운항 중이거나 개발되고 있다. 이같이 미래 스마트 선박을 만들거나 디지털 융복합 기술로 첨단 해상교통 시스템을 구축하고 서비스하는 걸 ‘해양 모빌리티’라고 부른다. 부산 동명대는 2023학년도에 국내 유일 해양모빌리티학과를 신설해 관련 인재 양성에 나섰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12월 첨단 해양 모빌리티를 육성해 해양 초강국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해수부는 이를 위해 오는 9일부터 일주일간 부산에서 펼쳐지는 ‘한국해사주간’에 해양 모빌리티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연다. 그중 해수부와 부산시, 부산일보사가 10~12일 벡스코에서 마련하는 ‘해양모빌리티 안전엑스포’가 주목된다. 모빌리티와 보안·통신·레저·환경 등 해양 전 분야의 첨단 안전기술을 보여주는 전시, 상담회, 일자리 홍보관, 체험 프로그램 등이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미래 먹거리가 해양에 있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하길 바란다.


강병균 논설실장 kb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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